기준금리 인하에 발맞춰 예·적금 금리가 빠르게 내려가고 있지만 대출 금리는 역주행 중이다.

3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연 2.55~2.85%로, 모두 3% 밑으로 내려왔다. 은행연합회 소속 19개 은행의 예금 상품 중 최고 금리가 3% 이상인 건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연 3.1%)’뿐이다.

지난달 29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예·적금 금리가 빠르게 내려가고 있다. NH농협은행은 2일 거치·적립식 예금 금리를 0.25~0.3%포인트 인하했다. 같은 날 SC제일은행은 거치식 예금 5종의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내렸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31일 수신상품 3종의 기본금리를 연 1.8%에서 1.6%로 0.2%포인트 떨어뜨렸다. 케이뱅크도 지난달 30일 플러스박스와 코드K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1%포인트 낮췄다. 같은 날 토스뱅크 통장과 토스뱅크 모으기 등의 기본금리는 0.2%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문제는 금융당국의 압박을 이유로 은행이 대출 금리를 낮추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대출과 예금 금리의 격차(예대금리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는 7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막차 수요가 몰리자, 일부 은행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오히려 올렸다. 2일 우리은행은 변동 금리형과 주기형(5년) 주담대 금리를 0.06%포인트 인상했고, KB국민은행도 변동 금리 주담대 금리를 0.04%포인트 높였다. 김은갑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가계 대출 증가율이 상당히 제약받고 있어 금리 인하에 따른 예대금리차 하락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