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Health&] 심부전 환자 절반은 철분 결핍…15분이면 '정맥 철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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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민재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철 결핍은 환자의 재입원·사망률을 높여
정맥주사 치료로 철분 빠르게 보충 가능
6개월 간격으로 추적 관찰하며 재평가

윤민재 교수는 “정맥 철분제가 건강보험 적용을 받으면서 심부전 환자의 철 결핍 치료 접근성이 좋아졌다”고 강조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모든 심장병의 끝에는 ‘심부전’이 있다. 심근경색·협심증 등으로 손상된 심장이 결국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심장 기능이 떨어져 신체에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다. 주목해야 할 위험 요소는 또 있다. 바로 ‘철분 결핍’이다.
심부전 환자의 절반은 철 결핍을 동반한다. 이는 피로감과 무기력으로 이어져 일상을 무너뜨린다. 운동 능력이 떨어지고, 심장 기능도 점점 더 나빠지는 악순환에 빠지는 것.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윤민재 교수는 “철 결핍은 심부전 악화를 부추기는 흔한 문제지만, 정기적인 검사와 주사 치료만으로도 환자의 삶의 질을 눈에 띄게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윤 교수와의 일문일답.
- 심부전 환자에게 철분 결핍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 “원인은 복합적이다. 일단 심장 기능이 약해지면 몸속 장기에 혈액이 고이는 울혈이 생긴다. 위장과 간에 생긴 울혈은 철분 흡수를 방해한다. 혈액순환이 잘 안 돼 장운동 능력이 떨어지고 주요 장기가 붓기 때문에 철분이 부족해지기 쉽다. 또한 심부전 환자는 대부분 고령층이다. 이들은 철분과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심부전이 만성 염증을 유발하는 것도 이유다. 이로 인해 몸에 저장된 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 이러한 절대적·기능적 철 결핍 상태로 진행하는 심부전 환자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 철분이 부족하면 어떤 문제가 나타나나.
- “철분은 체내 에너지 생성에 필수적이다.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의 핵심 성분이다. 철분이 부족해지면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심장에 부담을 주고 심부전 증상도 더 악화한다.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숨이 차면서 피로감이 심해져 일상생활에 제약이 생긴다.”
- 심부전 예후에도 큰 영향을 미치나.
- “증상 악화는 물론 심부전으로 인한 재입원율과 사망률을 높인다는 임상 연구 결과가 많다. 무증상인 경우도 있어 정기적으로 혈액검사를 통해 체내 철분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이롭다. 철 결핍이 확인되면 이를 교정하기 위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 매일 철분제를 복용하면 어느 정도 교정되지 않나.
- “치료 효과가 미미하다. 경구 철분제는 알약 형태로 먹기 때문에 간편하지만, 한계가 있다. 장내 흡수율이 낮다. 위장 장애와 같은 부작용이 흔한 것도 단점이다. 이러한 이유로 복용을 중단하는 환자가 적잖다. 철 결핍 심부전 환자에게 권장되는 치료법은 ‘정맥 철분 주사제’다.”
- 정맥 철분제는 얼마나 효과적인가.
- “정맥주사는 경구제보다 흡수율이 월등히 뛰어나다. 소화기관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고용량 철분을 빠르게 보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여러 임상 연구에서도 심부전 환자의 운동 능력 향상과 재입원 감소 효과가 입증됐다. 투약 시간도 그리 길지 않다. 15분 이내로 짧다. 부작용이 거의 없어 심부전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다.”
- 지난해 급여 적용으로 치료 환경이 개선됐다.
- “그렇다. 과거에는 비용 문제로 정맥 철분제 주사 투여를 거부하는 환자가 꽤 있었다. 지난해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면서 경제적 부담이 크게 줄었다. 치료 접근성이 향상되고 심부전 환자의 예후가 좋아지는 환경이 갖춰진 것이다. 철 결핍 심부전 환자라면 정맥 철분제를 맞고, 6개월 간격으로 추적 관찰하는 게 바람직하다.”
-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 “정맥주사를 통한 철분 보충이 심부전 증상 완화와 예후 개선을 위한 필수적인 치료법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철 결핍은 심부전 환자를 위협하는 주요 위험 요소다. 하지만 이를 간단히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혈액검사로 쉽게 확인하고, 정맥주사로 빠르게 치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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