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무역 박람회에 전시된 총기류. AP=연합뉴스

미국에서 총기 등 무기를 구입해 북한으로 밀수출한 중국인 불법체류자가 법정에서 유죄를 인정하기로 검찰과 합의했다. 사실상 형량을 낮추기 위해 사법 당국과 '플리바게닝'을 한 것으로 보인다.

미 법무부는 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온타리오에 사는 중국 국적의 셩화 웬(42)이 국제비상경제권법 위반 모의 혐의 1건과 외국 정부의 불법대리인으로 활동한 혐의 1건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웬은 북한에 총기와 탄약을 밀수출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연방검찰에 구속 기소됐다. 그는 2012년 학생비자로 미국에 입국해 2013년 12월 비자가 만료됐지만, 미국에 계속 불법 체류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그는 미국에 입국하기 전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북한 정부 관계자들과 접선했다. 이후 웬은 2022년 북한 정부 관계자 2명으로부터 온라인 메신저로 총기 등을 구입해 중국을 우회해 북한으로 밀수출하라는 지령을 받았다. 이듬해 5월에는 북한 측이 보낸 돈으로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총기 상점을 사들였다.

웬은 총기와 탄약을 "냉장고"라고 속여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컨테이너에 선적해 홍콩을 거쳐 북한 남포항으로 보냈다. 그 대가로 북한으로부터 200만 달러(약 27억2000만원)를 받았다.

지난해 8월 수사 당국은 웬의 집에서 그가 북한에 보내려던 군사용 화학 위협 식별 장치와 도청 기기를 탐지하는 휴대용 광대역 수신기 등을 압수했다. 이후 웬이 북한에 보내기 위해 구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9㎜ 탄약 5만여발을 추가로 압수했다.

법무부는 웬이 미국의 브로커로부터 무인기(드론)나 항공기에 탑재할 수 있는 열화상 장비와 민간용 항공기 엔진 등을 구입하려고 시도했다고도 밝혔다. 웬의 선고 기일은 8월 18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