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수 성향 단체 '리박스쿨' 교육 내용과 관련해 오석환 교육부 차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성향 단체 리박스쿨이 일부 초등학교 늘봄학교에 강사와 프로그램을 제공했다는 논란과 관련, 여당은 "뉴라이트 세력의 조직적 교육 현장 침투"라며 교육부를 질타했다. 반면 야당은 관련 프로그램이 정치적 편향과는 관련이 없다며 맞섰다.

11일 오후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의 긴급 현안질의에서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리박스쿨의 극우적 사관은 단순히 학생들뿐만 아니라 늘봄학교 강사 양성을 매개로 성인들을 대상으로도 이중 침투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백승아 의원도 “뉴라이트식 역사관을 기초로 하는 리박스쿨의 손효숙 대표가 학교에서 아이들과 역사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히는 등 학교 안에서 그릇된 역사교육이 이뤄진 게 명백하다”고 말했다.

반면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은 리박스쿨이 제공한 프로그램이 과학·예술 분야에 해당한다고 언급하면서 “과학과 미술 교육에서 과연 잘못되고 편향된 어마어마한 역사 교육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국민 여러분께서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반박했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수 성향 단체 '리박스쿨'의 댓글 여론조작 의혹 관련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 의원들은 손효숙 대표가 교육부 정책자문위원에 위촉된 경위를 추궁했다. 백 의원은 “유초중등 교육을 교육부 장관에게 자문하는 역할을 했던 (교육부) 정책자문관 이수정 단국대 교수가 추천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위촉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교육 분야 다양한 전문가들을 추천받는 과정에서 (손 대표가) 추천됐다”고 밝히면서도, 이 부총리 등이 손 대표와 개인적 친분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 교수는 리박스쿨 논란이 불거진 이후인 지난 3일 정책자문관을 사퇴했다.

민주당 소속인 김영호 교육위원장도 “이 전 자문관이 리박스쿨에서 창립한 단체에 MOU를 체결하도록 강요하거나 대선 이후에도 극우단체 토론회 개최를 계속 지시하고 있다”며“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부당한 내용을 강요했다고 느낀 분들이 (교육부 내부에) 많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예혜란 교육부 교육복지늘봄지원국장은 “강요했다기보다는 MOU 문건을 갖고 와 검토를 요청했다. 공무원들이 동의하지 않아 MOU 체결을 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 차관은 “리박스쿨 대표가 이사로 참여하는 한국늘봄교육연합회라는 단체에서 서울 10개 초등학교에 11명 강사가 출강한 사실은 확인됐으나, 현재까지 교육의 중립성 위반과 관련한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전수조사를 통해 리박스쿨 관련성 여부를 파악한 후 해당 강사의 정치적 중립성 위반 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법적·제도적 근거를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부총리는 이날 국회 교육위 현안 질의에 출석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이해할 수 없는 무책임한 이유를 들며 국회 출석 의무를 회피한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