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K배터리 대신 중국산 택한 기아 PV5…'안방 뚫리나'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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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브랜드 최초로 출시한 전동화 목적기반차량(PBV) '더 기아 PV5'. 기아

K배터리 업체를 서늘케 할 경고등이 켜졌다. 기아가 출시한 전기차(EV) ‘PV5’에 들어가는 중국산 배터리 얘기다.

기아는 지난 10일 최초의 전기 목적기반차량(PBV)인 PV5를 출시했다. PBV는 특정 목적을 이루는 데 충실하도록 만든 맞춤형 교통수단이다. 기존 상용차와 비슷하지만, 개조·최적화가 더 쉽다. 주목할 건 여기에 중국 CATL이 만든 각형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탑재했다는 점이다. CATL은 세계 1위 배터리 제조업체다.

앞서 PV5에는 각형 NCM 배터리에 경쟁력을 갖춘 삼성SDI 배터리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졌다. 국산 배터리 업체 중 직육면체 형태의 각형 NCM 배터리를 대규모로 생산하는 곳은 삼성SDI가 유일하다. 그런데 기아가 CATL의 손을 들어주는 ‘반전’이 일어났다.

기아가 전기차에 CATL의 NCM 배터리를 적용한 건 니로 EV에 이어 2번째다. 현대차에선 코나 EV에 CATL NCM 배터리를 탑재한 적이 있다.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로 범위를 넓혀도 기아 레이에 CATL의 LFP 배터리를 탑재한 경우가 유일하다.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레저형차량(RV)을 중심으로 중국산 배터리가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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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푸젠성 CATL 본사 전경. AFP=연합뉴스

이번 기아 PV5는 ‘NCM은 한국 배터리 업체가, LFP는 중국 업체가 강하다’고 본 기존 문법을 깬 선택이라 주목된다.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그간 NCM 배터리 개발에 집중해왔다. NCM이 LFP 배터리보다 20~30% 정도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에너지 밀도가 높아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어서다. 하지만 최근 에너지 밀도를 개선한 중국산 저가 LFP 배터리가 시장을 치고 들어오며 상황이 달라졌다. 여기다 NCM 배터리 시장마저 '안방'에서 중국에 뚫리는 모양새다.

배터리 산업도 대규모 제조업인 만큼 ‘규모의 경제’가 명백한 시장이다. 중국산 NCM 배터리 탑재가 늘어날수록 중국 업체들이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여지도 더 커진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 자동차 업체마저 중국산 배터리 탑재를 늘리고 있다”며 “국적은 품질과 가격경쟁력 앞에 설 자리가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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