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유도 세계 1위 이준환 ‘메이저 노 골드’ 메치러 간다

본문

17497416297101.jpg

유도 남자 81㎏급 이준환은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메이저 대회 노 골드’ 꼬리표를 뗀다는 각오다. 전민규 기자

한국 유도 남자 81㎏급 이준환(23·포항시청)은 “결점이 거의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손을 자유자재로 사용하고 스피드와 체력도 일품이다. 보통 손기술(업어치기), 다리기술(허벅다리걸기), 허리기술(허리후리기) 중 하나만 완벽히 구사하는데, 세 기술이 모두 주특기인 그는 다양한 공격을 펼쳐 ‘팔색조’로 불린다.

대학 2학년이던 2022년 처음 국제대회에 출전한 이준환은 지난 3년간 메달 13개(금7·은2·동4)를 땄다. 특히 아시아선수권대회는 올해 2연패를 달성했고, 현재 자신의 체급에서 세계 1위다. 그런 그에게는 ‘큰 대회 노 골드’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다. 유도의 3대 메이저대회라 할 세계선수권·아시안게임·올림픽에선 우승을 못 했다. 세계선수권은 동메달만 두 번(2023·24년), 아시안게임은 은메달(2023년), 올림픽도 동메달(2024년)이 전부다. 작지 않은 성과지만, 그로선 아쉬운 결과다.

최근 세계선수권 출전을 준비하던 이준환을 태릉선수촌 유도장에서 만났다. 그는 “메이저대회 우승을 목표로 삼았다”며 “일단 세계선수권 금메달부터 노리겠다. 그다음은 내년 나고야 아시안게임, 또 그다음은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석권”이라고 말했다. 이번 세계선수권은 13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개막하며, 남자 81㎏급 경기는 16일에 열린다.

17497416298704.jpg

파리올림픽 혼성 단체전 한판승 장면. [사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사실 남자 81㎏급은 한국 유도의 자존심이다. 김재범(40·한국마사회 감독)이 이 체급에서 올림픽 금메달(2012년)과 아시안게임 2연패(2010·14년), 세계선수권 2연패(2010·11년)를 달성했다.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유도 대표팀은 선배들의 기를 받기 위해 일부러 태릉선수촌을 찾아 훈련했다. 유도 대표팀은 2017년부터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했다. 그는 “태릉에서 훈련한 덕분에 김재범 선배를 비롯해 이원희(2004년 73㎏급), 최민호(2008년 60㎏급) 등 많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의 기를 잔뜩 받았다”며 웃었다. 실제로 그는 지난 4월 태국 아시아선수권과 지난달 카자흐스탄 그랜드슬램에서 연거푸 금메달을 땄다.

이준환은 훈련량이 많기로 유명하다. 도복 깃을 잡는 방법을 연구하며 종일 유도장에서 보낸 적 있고, 라이벌을 떠올리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다 밤을 새운 적도 많다. 이번 대회를 앞두곤 경쟁자들의 경기가 담긴 유튜브 영상을 팠다. 그는 “세계선수권에서 만날 가능성 있는 선수 영상을 반복 재생해 본다. 매일 잠들기 전까지 3시간씩 상대를 분석해 기술은 물론이고 작은 습관까지 달달 외운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으로 그는 한국 유도에서 드문 ‘일본 킬러’가 됐다. 그는 올림픽에서 두 차례(2020·24년) 금메달을 딴 나가세 다카노리(32·일본)에 상대 전적(3승1패)에서 앞선다. 황희태 남자 유도 대표팀 감독은 “노력으로는 (이)준환이를 넘어설 선수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3,149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