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새 정부 첫주, 서울 아파트값 올 들어 최대폭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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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가격이 19주 연속 오르며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1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둘째 주(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6% 올랐다. 올해 들어 상승 폭이 가장 클 뿐 아니라, ‘불장’이었던 지난해 8월 넷째 주(0.26%)와 같은 수준이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다.

김주원 기자
지역별로 보면 송파(0.71%)·강남(0.51%)·강동(0.5%)·성동(0.47%)에서 상승률이 높았다. 경기도에서는 ‘준강남’으로 불리는 성남시 분당구(0.39%)와 과천시(0.35%)가 많이 올랐다.
집값이 덜 올랐던 비강남권을 중심으로 거래가 늘며 가격 차를 좁히는 ‘갭 메우기’ 장세도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10일 열흘간 서울 아파트 매매 567건 중 노원(49건)·동대문(39건)·성북(38건)·성동(36건) 등에 거래량이 집중됐다. 전체 거래 중 강남 3구와 용산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4월 9%에서 5월 4.2%, 6월 4.4%로 감소 추세다.

김주원 기자
문제는 구조적으로 부동산 상승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부동산원·부동산R114 공동 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공동주택 공급량은 올해 4만6710가구, 내년 2만4462가구로 47.6% 감소할 전망이다. 2~3년 후 공급 물량을 가늠할 수 있는 착공 실적도 부진하다. 올 들어 4월까지 서울 착공은 8357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2% 감소했다.
일부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2021년도처럼 ‘벼락거지’가 될 것 같아 불안하다” “더 오르기 전에 사야 한다” 등의 글이 올라오는 등 이른바 ‘패닉바잉’ 분위기도 감지된다. 부동산 상승세에 신중론을 견지해 오던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가 전날 “하반기 부동산은 서울을 넘어 수도권까지 강세장이 올 것”이라고 입장을 바꾼 것도 화제가 됐다. 그는 “문재인2가 안 되려고 부동산을 회피하니까 시장이 얕잡아 보고 새 정부도 우롱하는 중인데, 공약집엔 공급 수량도 없고 수요 대책도 없다”며 “무언가 예상치 않은 강력한 수요 억제가 나오지 않는 한 강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다음 달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 규제를 앞두고 있어 이달 중 ‘대출 막차’를 타기 위한 부동산 매수세가 더 몰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불안감을 키운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다음 달이면 상승세는 일시적으로 누를 수 있지만, 수요자의 불안이 커서 효과는 일시적일 것”이라며 “확실한 공급 대책 등 시장을 안심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정책 시그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도 “공급 대책에 대한 신뢰는 없고, 세금 규제는 없다는 대선 공약에 금리 인하 전망까지 더해지니 집값 상승을 점칠 수밖에 없다”며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를 빨리 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시장 혼란이 커지자 정부는 12일 ‘부동산 시장 점검 TF’를 소집하고 “투기·시장교란 행위나 심리 불안으로 인한 가수요가 시장 안정을 저해하지 않도록 가용 정책수단을 총망라하겠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최근 대통령실에서 (부동산 상승세와 관련해) 회의를 했고, 실무적으로 준비 중인 단계”라며 “다만 부동산 공급, 대출 규제 등을 포괄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기에 발표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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