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잊을 만하면 또 보잉…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에 '먹구름'
-
5회 연결
본문

지난 12일(현지시간) 인도 아메다바드의 한 공항에서 런던 개트윅 공항으로 향하던 에어인디아 항공기가 이륙 중 추락했다. 한 사람이 추락 현장을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40여명을 태운 에어인디아 여객기가 12일(현지시간) 추락하면서 항공기 제조사 보잉이 다시 한 번 위기에 직면했다.
사고 원인은 아직 공식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고기가 보잉의 최신 중장거리 기종인 787 드림라이너이기 때문이다.
이 기종은 2009년 첫 시험 비행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추락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던 기체로, 현재 전 세계 약 70개 항공사에서 운항 중이다.
지난해 3월 이 기종은 칠레 라탐(LATAM) 항공 소속으로 시드니를 이륙해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향하던 중 급강하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다행히 인명 피해 없이 무사히 착륙했다.
기종은 제각각이지만, 이번 사고는 최근 수년간 잇따른 보잉 여객기 사고의 연장선에 있다.
지난해 12월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해 179명이 사망하는 최악의 참사가 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의 기종이 보잉 737-800이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인도 북서부 구자라트주 아메다바드에서 추락한 비행기 잔해 주위에 사람들이 서 있다. AP=연합뉴스
앞서 지난해 1월에는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국제공항을 이륙한 알래스카항공 보잉 737 맥스9 여객기가 약 5000m 상공에서 비행 중 창문과 벽체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사고를 겪었다. 이 사건은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보잉의 신뢰도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며 CEO 교체로까지 이어졌다.
보잉 737 맥스8 기종은 과거에도 심각한 사고 전력이 있다. 2018년 인도네시아 라이온 에어 추락 사고(189명 사망)와 2019년 에티오피아 항공 참사(157명 사망) 모두 737 맥스8 기종에서 발생했다.
이에 더해 지난해 9월에는 약 3만3000명의 보잉 공장 노동자들이 16년 만에 파업에 들어가면서 공장이 약 두 달간 생산이 중단되는 사태도 있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지난해 8월 보잉은 기술 전문가 출신의 로버트 켈리 오트버그를 신임 CEO로 임명하며 쇄신을 도모했다. 오트버그 CEO는 16년 만의 파업도 마무리했고, 지난달에는 2017년 발생한 라이온 에어 추락 사고와 관련해 형사 기소를 면하는 조건으로 미 법무부와 합의를 이끌어내는 등의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취임 1주년을 앞두고 다시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AP통신은 “보잉이 깊은 시련의 시기를 지나고 있으며 이번 사고는 미국 대표 제조기업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고 직후 보잉은 오트버그 CEO 명의 성명을 통해 “보잉은 인도 항공기사고조사국(AAIB)이 주도하는 조사에 전면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오트버그 CEO가 에어인디아 회장과 직접 통화해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보잉 측은 이번 사고의 원인과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인도 당국의 판단과 발표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날 사고의 여파로 뉴욕 증시에서 보잉 주가는 5% 안팎으로 하락했다.
한편, 인도 민간항공국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787 드림라이너에는 승객 230명과 조종사 2명, 승무원 10명이 탑승했다. 에어인디아는 엑스를 통해 승객 국적은 인도인 169명, 영국인 53명, 포르투갈인 7명, 캐나다인 1명이라고 밝혔다. 한국인은 없었다. GS 말릭 아메다바드 경찰청장은 AP통신에 “추락사고로 인한 생존자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현지 주민도 상당수 숨진 것 같다”고 말했다.

12일(현지시간) 서부 구자라트주(州)의 아메다바드에서 추락한 여객기의 잔해가 건물 밖으로 튀어나와 있다. AP=연합뉴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