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view] 네타냐후 “필요하면 계속 공격”…전면 확전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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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을 변화시키겠다.”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으로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지 이틀 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렇게 다짐하듯 말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포린폴리시(FP)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까지 공격할 수 있었던 배경을 두고 “당시엔 단순한 수사적인 발언으로 여겨졌지만, 이후 약 20개월 동안 이스라엘은 이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란에 대한 이번 공격은 ‘저항의 축’에 대한 최종적이고 치명적인 타격”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이미 전략적으로 우위에 선 상황에서 이란에 총공세를 가한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스라엘의 집요한 수뇌부 제거 작전과 무차별 공습 등으로 가자지구를 사실상 통치하던 하마스는 물론 레바논의 헤즈볼라, 시리아의 친이란 민병대 등 ‘저항의 축’이 무력해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이란을 직접 겨냥했다. 지난해 4월과 10월 두 차례 공습과 반격을 주고받으며 이란의 주요 군사시설과 군 지휘부를 약화시킨 것도 이번 공격을 위한 사전 정지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정부, 확전 원치 않아…이란 ‘체면용’ 반격한 뒤 공격 끝낼 수도
결정타는 “이란의 미신고 핵시설 3곳에서 핵 활동이 있었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발표(지난 9일 발표)였다. IAEA 이사회는 이란이 제대로 해명하지 않자 지난 12일 안전조치협정 의무 위반 결의안까지 냈다.
이스라엘은 이튿날 새벽 이란의 주요 핵시설을 정밀 타격하는 ‘일어나는 사자’ 작전을 감행했다. 이란도 이스라엘의 텔아비브·예루살렘 등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무인기) 반격에 나섰다.
문제는 이 전쟁의 끝을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필요한 만큼 공격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 사이에선 “짧게는 2주, 길게는 수개월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관건은 이란의 반격 가능성이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그동안 이란이 위협적이었던 건 헤즈볼라 등 ‘저항의 축’으로 불리는
이스라엘 주변의 프록시(대리세력)들이 연대해서 싸워줬기 때문인데, 이제는 그런 구도가 깨진 상황”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못 이기는 척 협상에 나와라’고 종용하는 배경도 이처럼 이란이 처한 입장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이란이 최근 공습으로 “이스라엘에 타격을 줬다”는 식으로 국내 불만을 덮기 위한 체면 유지용 메시지를 낸 뒤, 사실상 항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다.
실제로 15일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이) 공격을 멈추면 우리도 보복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확전으로 나아가지 말자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으로 이스라엘이 이란의 정권 붕괴나 군 지휘 체계 궤멸을 노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한 관계자는 워싱턴포스트에 “이미 암살당한 대상자들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각 분야 2선의 지휘관들에게도 위협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암살하는 등의 방식으로 ‘정권 교체(regime change)’를 서두르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제대로 공격하기 위해선 폭격기를 동원하는 등 미국의 군사적 지원이 필수적인데, 트럼프 행정부가 확전을 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장 연구위원은 “이스라엘 역시 하메네이 제거와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까진 상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의 정권 교체는 이란인들의 손에 맡긴다는 게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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