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독일 고급 시계의 자존심... 랑에 운트 죄네, 새로운 기함 3종 공개 [더 하이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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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에 운트 죄네(A. Lange & Söhne)가 세계 최대 시계 박람회인 '워치스 & 원더스 제네바'에서 새로운 시계를 발표했다. 랑에와 아들이라는 뜻을 가진 랑에 운트 죄네는 1845년 페르디난드 아돌프 랑에가 설립한 독일을 대표하는 하이엔드 시계 브랜드다.
이들은 독일 특유의 공학적 정밀성과 절제된 디자인을 기반으로 완성한 자체 제작 무브먼트와 독보적 컴플리케이션으로 명성을 쌓았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한동안 명맥이 끊겼지만, 1990년 설립자의 증손자 발터 랑에가 브랜드를 재건하며 다시금 세계 정상급 반열에 올랐다. 이후 35년간 브랜드가 개발한 자체 무브먼트는 75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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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대표 모델인 '미니트 리피터 퍼페추얼'. 사진 랑에 운트 죄네

올해 랑에 운트 죄네가 선보인 제품은 단 세 가지. 케이스 소재에 따라 나뉘는 파생 모델까지 포함해도 4종에 불과하다. 여느 브랜드에 비해 매우 적은 수지만, 이는 철저한 수작업과 엄격한 품질 기준을 바탕으로 한 선택과 집중의 결과다. 연간 생산량 역시 5~6000점 수준에 머무른다. 모든 무브먼트는 완성 전 두 차례에 걸쳐 조립 과정을 거치며 완성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린다. 타협하지 않는 랑에 운트 죄네의 철학은 올해도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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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 지름 34mm의 작은 크기로 다시 나온 1815 모델. 사진 랑에 운트 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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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에 운트 죄네의 워치스 & 원더스 부스 전경. 사진 랑에 운트 죄네


미니트 리피터 퍼페추얼
랑에 운트 죄네는 640개 부품으로 이뤄진 수동 와인딩 방식의 L122.2 무브먼트를 개발하고, 이를 탑재한 케이스 지름 40.5㎜의 플래티넘 소재 시계를 발표했다. 단 50점만 만드는 이 시계는 소리로 시간을 알리는 ‘미니트 리피터’와 2100년 2월 말까지 날짜 조정이 필요 없는 ‘퍼페추얼 캘린더’를 동시에 품은 브랜드 최초의 모델이다. 이 두 기능은 각각 부품 수가 많고 조립이 까다로워 시계 업계에서 ‘하이 컴플리케이션’으로 분류된다. 이를 하나의 시계에 담아내는 건 랑에 운트 죄네 같이 최고 수준의 브랜드에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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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점만 생산하는 미니트 리피터 퍼페추얼 모델. 사진 랑에 운트 죄네

이 시계에 탑재된 미니트 리피터는 일반적인 구조에서 발생하는 소리의 ‘공백’을 없앤 것이 특징이다. 해머가 공을 때려 소리를 낼 때, ‘시’는 낮은음, ‘분’은 높은음, 그리고 15분 단위(쿼터)는 그 둘을 합친 ‘딩동’ 소리로 구분된다. 하지만 오후 1시 7분처럼 쿼터가 없는 시각에선 해머가 잠시 멈추는 ‘일시 정지’ 구간이 생긴다. 랑에 운트 죄네는 이 간극을 없애는 메커니즘을 개발해, 언제 작동해도 시와 분이 끊김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소리를 구현했다. 여기에 리피터 작동 중 크라운을 뽑을 수 없도록 하거나, 반대로 크라운이 뽑힌 상태에선 리피터가 작동하지 않도록 한 안전장치, 해머의 반동을 막는 특허 기술도 적용해 기능적 완성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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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0개 부품으로 만든 수동 와인딩 방식의 L122.2 무브먼트. 랑에 운트 죄네는 완벽한 시계를 내놓기 위해 무브먼트를 2번 조립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 랑에 운트 죄네

퍼페추얼 캘린더와 관련한 다양한 날짜 정보는 다이얼에 균형 있게 배치됐다. 여러 정보를 알려주지만, 가독성이 뛰어나다. 12시 방향에 브랜드 상징인 큰 날짜 창, 3시 방향엔 월과 윤년, 6시 방향엔 문페이즈와 초침, 9시 방향엔 요일과 24시간 디스플레이가 자리한다. 다이얼 소재는 화이트 골드다. 그 위에 블랙 에나멜을 채운 후 광택 처리를 했다.

1815
창립자 페르디난드 아돌프 랑에의 출생 연도에서 이름을 딴 1815 컬렉션은 브랜드 입문을 위한 드레스 워치다. 원형 케이스 안에 철도 레일을 연상시키는 분 트랙, 아라비아숫자 인덱스, 날이 선 랜싯 형태 바늘, 6시 방향 스몰 세컨드가 조화를 이뤄 설립 초기에 만든 포켓 워치를 연상케 하는 고전미를 품었다. 이번 신제품은 925 실버로 만든 짙은 블루 다이얼과 지름 34㎜의 아담한 케이스 크기가 특징이다. 6.4㎜의 얇은 두께는 드레스 워치의 매력을 배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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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5 컬렉션. 사진 랑에 운트 죄네

이 시계엔 재건 이후 75번째로 개발한 매뉴팩처 칼리버 L152.1이 탑재됐다. 브랜드의 또 하나의 상징인 스리쿼터(3/4) 플레이트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작은 케이스에 맞춰 무브먼트의 크기도 줄였다. 하지만 파워리저브는 72시간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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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상징인 스리쿼터(3/4) 플레이트를 드러낸 무브먼트 L.152.1. 사진 랑에 운트 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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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mm 크기의 1815 모델은 핑크 골드와 화이트 골드 케이스 2가지 버전으로 생산된다. 사진 랑에 운트 죄네

오디세우스 허니골드
오디세우스는 2019년 처음 선보인 브랜드 최초의 스포츠 워치 컬렉션이다. 120m 방수 기능을 갖춘 이 시계는 일상은 물론 레저 활동에도 적합하다. 시계 다이얼엔 랑에 운트 죄네를 관통하는 디자인 코드가 녹아 있다. 3시와 9시 방향에 대칭 구조로 놓인 요일과 날짜 창은 독일 드레스덴 젬퍼 오페라 하우스 내 ‘파이브 미니트 클록’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다. 특히 날짜 창은 오디세우스를 비롯해 랑에 1, 삭소니아, 자이트베르크 등 주요 컬렉션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상징적 디테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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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전체를 브랜드 특유의 '허니 골드' 케이스로 완성한 오디세우스 워치. 브랜드 내 유일하게 스포티한 감성을 지닌 컬렉션이다. 사진 랑에 운트 죄네

신제품은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을 모두 브랜드의 독자적인 합금 소재인 허니골드로 만든 버전이다. 핑크 골드와 화이트 골드 사이의 따듯한 톤을 가진 이 합금은 금과 구리, 아연을 섞어 만든 것으로 경도와 내 스크래치 성이 일반 유색 골드보다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케이스의 지름은 40.5㎜, 두께는 11.1㎜이며, 브라운 컬러 다이얼과 조화를 이룬다. 시계에 탑재된 무브먼트는 로터의 회전으로 동력을 축적하는 칼리버 L155.1 다토매틱이다. ‘다토매틱’은 날짜(Date)와 오토매틱(Automatic)의 합성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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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의 회전으로 동력을 축적하는 칼리버 L155.1 다토매틱을 탑재했다. 사진 랑에 운트 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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