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강등권 헤매던 전북을 선두로, 포옛이 쓴 반전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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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전북 현대의 명가재건을 이끌고 있는 거스 포옛 감독. [사진 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 거스 포옛(58·우루과이) 감독이 16일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주는 ‘이달(5월)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전북은 5월에 치른 7경기에서 5승2무로 무패행진을 했다. 기간을 좀 더 넓히면 전북은 최근 14경기 연속 무패(10승4무)를 기록 중이며, K리그1 선두(11승5무2패·승점 38)다. 2위 대전하나시티즌(승점 32)과의 승점 차가 6이다.

K리그1 최다 우승(9회)의 전북이지만, 사실 지난 시즌은 처참함 그 자체였다.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밀렸고, 가까스로 강등을 면했다. 그렇다고 올해 선수가 많이 달라진 것도 아니다. 콤파뇨와 송범근을 빼면 새 얼굴이 많지도 않다. 감독 하나 바꿨을 뿐인데, 이미 지난 시즌 내내 거둔 10승을 넘어 시즌 11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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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전북 현대 거스 포옛 감독. [사진 전북 현대]

포옛 감독은 지난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최종후보 3인에 들었다. 불공정 논란을 빚은 그 선임 과정 끝에 홍명보 감독에 밀렸다. 대한축구협회는 당시 포옛 감독에 대해 “본인은 90% 빌드업 위주 경기를 한다지만, 롱볼 위주로 경합시켜 세컨드 볼을 따내려다 보니 체력 부담이 우려되고, 이런 스타일은 축구협회의 게임 모델과 거리가 있다”고 부정적 평가를 했다.

돌고 돌아 포옛 감독은 전북 사령탑에 올랐고, 팀을 K리그1 최다 득점(30골·경기당 1.67골) 및 최소 실점(12실점·경기당 0.67실점) 팀으로 바꿨다. 시즌 초반 팀이 10위까지 떨어지자 수비라인에 6명을 세우는 ‘식스백’으로 승리부터 챙겼다. 팀을 안정 궤도에 올려놓은 뒤 전북 특유의 이른바 ‘닥공(닥치고 공격)’을 부활시켰다. 전북은 최근 3경기에서 10골을 넣고 1골을 내줬다.

4-3-3포메이션의 중앙수비수 홍정호가 상대 공격수를 유인한 뒤 롱패스를 찔러주면 공격수 티아고가 헤딩으로 떨궈준다. 측면 공격수 전진우·송민규가 뒷공간을 노리고, 동시에 중원의 강상윤·박진섭·김진규가 뛰어 올라간다. 축구협회이 부정적으로 평가했던 ‘포옛볼’이 전북의 고공행진의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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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제자 전진우를 안아주는 포옛(오른쪽) 감독. [사진 프로축구연맹]

잉글랜드 첼시와 토트넘에서 미드필더로 뛰었고, 선덜랜드 감독을 지낸 포옛은 선수들까지 빛나게 만들었다. 만년 유망주 전진우는 포옛을 만나 득점 선두(12골)에 올랐고, 태극마크도 달았다. 포옛은 전진우에게 “최대한 상대의 위험지역 가까이 머물고, 망설이지 말고 과감하게 마무리하라”고 조언한다. 포옛 감독을 영입한 이도현 전북 단장은 “포옛 감독은 첫 미팅 때 ‘최종 선택을 받지 못하더라도 기다리는 동안 전북 자료를 보고 있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전북은 지난 시즌 선제골을 넣고도 후반 15분 이후 급격히 무너졌다. 이런 사실을 파악한 포옛 감독은 지난겨울 태국에서 체력 훈련의 강도를 높였다. 무엇보다 포옛 감독은 패배에 익숙한 선수들에게 ‘위닝 멘탈리티’를 심었다. 포옛 감독 아들인 디에고 전술 코치는 영양학에 밝아 선수단 식단 준비에도 힘을 보탠다. 우루과이 20세 이하(U20) 대표 출신인 디에고 코치 본인 몸도 보디빌더 같다. 그 덕분인지 전북 선수들은 큰 부상자 없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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