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중국차 침공에 현대차·기아 독주, 위기의 완성차 중견 3사

본문

돌파구 시급한 국내 차 업계

KG모빌리티·르노코리아·한국GM 등 중견 완성차 3사가 힘겹게 수성(守城) 싸움 중이다. 불황으로 내수 판매가 위축된 가운데, 현대차·기아의 2강 체제가 강화되면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비야디(BYD) 등 중국 업체들까지 한국에 진출해 중위권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17501735510484.jpg

김영옥 기자

17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 판매 차량 중 중견 3사 비중은 총 7.9%(4만5177대)였다. 지난해 전체 비중(8.2%)보다 줄었다. 올해 1~5월 한국GM은 6835대, KG모빌리티는 1만5290대를 팔았는데 전년동기 대비 각각 40.9%, 23.1% 감소했다. 유일하게 르노코리아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그랑콜레오스 판매 호조 덕분에 판매량(2만3052대)이 151.3% 늘었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트럼프 관세 이후 수출이 어려워진 현대차·기아가 내수 판촉에 집중하면서 중견 3사 점유율이 하락세”라며 “신차 라인업 부족, 중국차 공세 등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내수 점유율 회복을 위해 KG모빌리티는 17일 경기도 평택 본사에서 “2030년까지 전기·하이브리드 신차 7종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판매 차종을 현재(8종)의 2배 수준으로 늘린다. ‘액티언’ 등 인기 SUV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출시하고, 최근 소비자 관심이 커진 다목적차(MPV)도 내놓을 계획이다.

이같은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는 중국과 기술 협력으로 가능해졌다. 액티언·토레스 하이브리드에는 BYD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시스템 기반 기술이 들어갔다. 중국 체리자동차와는 중·대형 SUV ‘SE10’도 공동 개발 중이다. 권용일 KGM기술연구소장은 “중국과 협력은 BYD, 체리차에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며 추가 협력 가능성도 열어놨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동화 대응이 경쟁사 대비 뒤처지자 중국 기술을 도입한 경우”라며 “지나치게 의존하면 중국 기술에 종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나마 선전한 르노코리아는 올 8월 순수 전기차 ‘세닉’을, 내년 상반기엔 쿠페형 SUV ‘오로라2’(프로젝트명)를 출시한다. 하지만 판매 차종이 5종으로 적고, 그랑콜레오스 편중이 심한 편이다. 이에 르노코리아는 위탁생산을 수익 모델에 추가했다. 올해 하반기 부산 공장에서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의 중형 전기차 ‘폴스타4’의 수출 물량(연간 1만대)을 생산한다.

르노코리아 역시 수익 중국 의존도가 커지는 데 대한 우려가 적잖다. 중국 지리차는 폴스타 지분 63%를, 르노코리아 지분 34%를 보유하고 있다. 그랑 콜레오스도 지리차 ‘싱유에L’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국 업체의 제3국 우회생산을 경계하는 미국이 폴스타4에 고율 관세를 매긴다면 수익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미 수출 비중이 84%에 달하는 한국GM은 미국 관세 여파를 가장 많이 받고 있다. 부평공장 유휴부지 등을 매각할 계획인 데다, 향후 전기차 생산 계획도 없어 철수설이 끊이지 않는다.

이들 중견 3사가 흔들리면 지역경제, 일자리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들 3사 직접 고용인원만 총 1만8700명이 넘고 전국 8600곳의 협력 업체에도 약 22만5000명이 종사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자문위원은 “중견3사 위기 상황이 다르므로 세분화된 산업 정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4,096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