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5만석이 비었다, 맥빠진 ‘월드컵 리허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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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첼시와 LAFC가 맞붙은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 벤츠 스타디움의 관중석이 텅텅 비었다. 7만1000석 중 2만2137석만 찼다. [AP=연합뉴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조별리그 D조 첼시(잉글랜드)와 LAFC(미국)가 맞붙은 17일(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 벤츠 스타디움. 첼시가 2-0으로 이긴 이날 7만1000석의 경기장을 찾은 관중 수는 2만2137명에 불과했다. 세계적 명문 클럽(첼시)과 개최국 미국 클럽(LAFC)이 맞붙은 ‘관심’ 경기인데도 5만석이나 빈 경기장은 휑했다. 엔조 마레스카 첼시 감독은 “관중석이 거의 비어 분위기가 이상했다”고 말했다.

첼시가 2년 전 같은 경기장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투어 경기를 치렀다. 당시 7만명이 몰렸다. 이 구장을 홈으로 쓰는 미국프로축구(MLS) 애틀랜타 유나이티드의 평균 관중도 4만2500여명이다. 관중석을 반도 못 채운 가장 큰 이유로 평일 낮(현지 월요일 오후 3시 킥오프) 경기인 점이 꼽혔다. FIFA가 대서양 건너 영국의 TV 프라임타임에 맞춰 경기를 무리하게 배정했다는 후문이다. 입장권도 최고 30만원으로 비쌌다. 낮 경기이다 보니 섭씨 32도까지 치솟은 무더위로 경기장을 찾는 발걸음이 줄었다. “너무 더워서 발가락이 화끈거렸고 발톱이 아프다”고 호소한 선수까지 나왔다.

무엇보다 로스앤젤레스 연고 클럽 경기를 3200㎞나 떨어진 애틀랜타에서 치른 게 문제다. 이날 LAFC 서포터스 약 500명 정도가 관중석에서 포착됐다. 사연이 있다. 당초 출전 예정이던 클루브 레온(멕시코)이 출전권을 박탈당했고, 뒤늦게 LAFC의 출전이 결정됐다. 홈에서 경기하는 인터 마이애미, 시애틀 사운더스 등 나머지 미국 클럽과 달리 LAFC는 조별리그 2·3차전도 각각 테네시주 내슈빌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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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첼시와 LAFC가 맞붙은 애틀랜타의 메르세데스 벤츠 스타디움의 관중석이 텅텅 비었다. [AP=연합뉴스]

클럽월드컵은 1년 뒤에 열릴 북중미월드컵 리허설 격이다. 요컨대 클럽월드컵의 흥행이 북중미월드컵 성공의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이번 대회는 미국 내 대회조직위원회 없이 FIFA가 직접 조직했다. 이런 독단적 운영이 마케팅 실패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게다가 유럽축구 비시즌에 ‘끼워 넣은’ 대회라는 점에서 흥행 부진이 예견됐다. BBC는 “대회 초반 5만석에 달하는 빈 좌석으로 FIFA가 당혹스러웠을 것”이라며 “내년 북중미월드컵 입장권 가격을 합리적으로 정해야 한다는 조기 경고”라고 지적했다.

스티브 체룬돌로 LAFC 감독은 “(16일) LA 로즈볼에서 열린 파리생제르맹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경기에는 엄청난 관중(8만619명)이 몰렸다”며 “관중 문제는 대회가 끝난 뒤 판단할 일”이라고 말했다. 한 애틀랜타 지역지는 “내년 월드컵을 위해 돈을 아끼려는 상황에서 잘 모르는 대회(클럽월드컵)에 돈을 쓰는 건 매력적이지 않다”고 논평했다.

한편, 이날 조별리그 C조에서는 보카 주니어스(아르헨티나)와 벤피카(포르투갈)가 2-2로 비겼고, D조에서는 플라멩구(브라질)가 ES튀니스(튀니지)를 2-0으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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