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최고구속 161㎞, 663일만에 ‘투수’ 오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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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A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17일 샌디에이고전에 선발 등판해 1회 공을 던지고 있다. 투수 복귀전에서 시속 161㎞를 기록한 그는 “예상보다 구속이 잘 나왔다”고 했다. [AFP=연합뉴스]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31·일본)가 ‘이도류(二刀流)’로 돌아왔다. 이도류는 일본 검술에서 두 개의 칼을 쓰는 유파를 뜻하며, 야구에서는 투·타 겸업 선수를 가리킨다.
오타니는 17일(한국시간)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메이저리그(MLB) 홈 경기에 선발투수 겸 1번 타자로 나섰다. 투수로는 1이닝 2피안타 1실점, 타자로는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오타니가 MLB 마운드에 오른 건 LA 에인절스 소속이던 2023년 8월24일 신시내티 레즈전 이후 663일 만이다. 다저스 소속으로는 첫 등판이다.
통상적으로 부상에서 복귀하는 투수는 마이너리그에서 실전 피칭을 거친다. 하지만 다저스 타선의 핵인 오타니는 실전 피칭을 아예 메이저리그에서 했다. 투수 복귀전은 ‘절반의 성공’이었다. 1회 한 이닝 동안 28개의 공을 던졌다. 구종은 스위퍼(10개), 직구(9개), 싱커(8개), 스플리터(1개) 등 다양했다. 최고 구속은 시속 161㎞를 찍었다. 구위는 좋았지만, 실전 감각이 떨어져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빗맞은 타구가 안타로 이어졌을 때, 폭투가 나왔을 때, 희생플라이로 실점할 때는 평소와 달리 긴장하거나 당황한 오타니의 표정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1회 투구를 마치고 타자로 복귀한 오타니는 곧장 냉철한 승부사로 돌아왔다. 0-1로 뒤진 3회말 2사 3루에서 상대 선발 딜런 시즈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만들었다. 투수로서 내준 자책점을 만회했다. 4-2로 승부를 뒤집은 4회 2사 1, 2루에서도 시즈의 시속 158㎞ 직구를 공략해 1타점 적시타를 만들었다. 다저스가 6-3으로 이겼다.
오타니는 에인절스 시절 5시즌 동안 86경기에 선발 등판해 38승19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했다. 다저스에 입단한 지난해에는 지명타자로만 뛰었다. 159경기에서 타율 0.310, 54홈런 59도루 130타점을 기록하며 MLB 최초로 ‘50(홈런)-5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내셔널리그 MVP를 수상했고,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그리고 올해 다시 투·타 겸업에 나섰다. 경기 후 오타니는 “최고 구속을 시속 95~96마일(152.8~154.5㎞)로 유지하고 싶었는데 긴장해 더 올라간 것 같다”며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마운드에 오르며 이닝과 투구 수를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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