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건희, 운용사에 두 달간 20억 맡기고 수익 40% 약속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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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펄에 수익의 40%를 배분하기로 했다” “그쪽에서 주가를 관리하고 있다”

서울고검이 도이치모터스 사건 재수사에 착수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확보한 김건희 여사 육성 파일의 일부 내용이다. 김 여사가 20억원을 맡긴 미등록 자문사 블랙펄인베스트먼트의 주가조작을 인지하고 수익 배분까지 약속한 정황이 담겼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이 2020년 4월부터 지난해 10월 무혐의 불기소 처분 때까지 4년6개월간 찾지 못한 증거를 새 수사팀은 쉽게 찾아낸 것이다. 당초 중앙지검이 압수수색을 빠뜨린 것을 놓고 ‘부실 수사’란 비판도 나온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검 형사부(부장 차순길)가 지난 5월 말부터 김 여사 명의의 미래에셋증권 계좌와 증권사 서버에 대한 수차례 압수수색을 통해 녹음파일 수백 개를 확보했다. 미래에셋 계좌는 공소시효가 살아 있는 2차 작전 시기(2010년 10월~2012년 12월)에 사용된 DS·대신·미래에셋 등 김 여사의 3개 계좌 중 하나다. 고객이 증권사 직원을 통해 주문 거래할 경우 통화 내용이 서버에 자동녹음되는 걸 확인한 것이다. 지난 4월 25일 고발인 측 항고를 받아들여 재수사를 결정한 지 한 달 만이다.

서울고검 재수사팀은 통화 내용을 근거로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컨트롤타워였던 블랙펄과 2010년 10월 말부터 두 달간 20억원을 맡기고 수익 40%를 배분해 주기로 약정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블랙펄 사무실 컴퓨터에서 2011년 1월 13일까지 김 여사 주식 거래 내역을 관리한 ‘김건희’ 엑셀 파일이 발견된 점도 근거다.

서울고검은 미래에셋증권 계좌 압수수색에서 도이치모터스 주식은 대규모로 거액 거래 패턴을 보이는 데 반해 다른 종목 주식은 비교적 소액 거래란 점을 확인하고 이를 또 다른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인지 정황으로 보고 있다.

앞서 중앙지검 수사팀은 미래에셋 계좌의 이상 거래가 주로 증권사 직원을 통한 전화 주문이 아닌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이뤄졌다고 보고 서버 압수수색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반면에 서울고검은 김 여사의 미래에셋 계좌의 대상 거래 시기를 확대하고, 거래 종목도 범위를 넓혀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한다.

김 여사의 육성 파일이 나왔지만 규명이 필요한 쟁점은 남아 있다. 먼저 2020년 11월 1일 이른바 ‘7초 매매’의 진실도 규명해야 한다. 이날 2차 작전 시기 주포인 김모씨가 블랙펄 민모 이사에게 “12시에 3300(원)에 8만 개 때려달라 하셈”이란 메시지를 보내고, 민씨는 “준비시킬게요”라고 답한다. 약 20분 뒤 김씨가 “매도하라 하셈”이라는 메시지를 보낸 지 7초 만에 김 여사의 대신증권 계좌에서 8만 주가 매도됐다. 이에 대해 김 여사가 지난해 7월 조사에서 “내가 직접 판단해 매도한 것”이라며 부인하자 중앙지검은 김 여사의 통정매매 관련 혐의를 무혐의로 결론내렸다.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여부를 둘러싼 쟁점 규명은 조만간 출범할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과제로 넘어가게 된다. 김 여사가 주가조작 사실을 인지한 정황이 새롭게 확보된 만큼 특검팀 역시 관련 내용 수사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 수사팀은 기존 김 여사 의혹을 수사해 온 검경 인력을 파견받아 연속성 있게 특검을 운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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