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한강변 그 넓던 모래사장 어디로 사라졌을까....한강 개발 되돌아보니[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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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

한강, 1968
김원 지음
혜화1117

수면 폭이 1㎞나 되는 한강은 겉보기엔 건강하고 아름다운 세계적인 강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인위적으로 꾸며진 듯한 한강은 강물에 대한 직접적인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1968년 이전까지만 해도 한강변의 모래사장이 폭이 수백m에 달했다는 걸 믿을 사람이 얼마나 될까. 19세기 말 이 강을 답사한 영국인 이사벨라 버드 비숍이 ‘금빛 모래의 강’이라 예찬한 모습을 60년 전만 해도 한강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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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중반 시민들이 얼어붙은 한강에서 스케이트를 타고 있는 모습[중앙포토].

강 복원 관련 연구를 오랫동안 해 온 김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강, 1968』에서 “우리 시대의 강은 인간을 위한 수단이며 효율성을 내세운 개발의 대상이었다”며 “미래의 강은 자연 그 자체로 공존의 대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한강 상실의 과정을 추적했다. 한강의 건강한 복원을 위해서는 강의 원래 모습과 그 변화의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968년 2월 10일 밤섬을 폭파하면서 본격적인 한강 개발이 시작됐다. 한강에서 준설·채취한 모래로 동부이촌동·여의도·압구정·반포·구의·잠실지구가 잇달아 매립됐으며 한강변 아파트들이 대거 들어섰다. 선유봉은 주변 일대 준설로 선유도로 바뀌었다. 중랑천과 한강이 만나는 두모포의 비옥한 삼각주였던 저자도는 압구정 등의 매립에 필요한 모래 채취를 위한 준설로 사라졌다. 잠실도와 부리도, 무동도 같은 잠실의 섬들은 남쪽으로 흐르던 한강 본류 송파강(석촌호수로 남음)이 매립되면서 육속화되고 거대한 아파트단지로 변모했다.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가 건설됐고 한강 잠실·신곡에 수중보가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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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초 한강에서 준설공사를 위해 모래를 채취하는 모습. [중앙포토]

문제는 한강의 복원 방법이다. 과거의 낭만적인 한강을 되찾기 위해 이미 강변에 지어 놓은 아파트와 도로를 철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은이는 원상복원이 어렵다면 회복을, 이마저도 어렵다면 교정이라도 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책은 항공사진과 지도, 각종 문서를 총동원해 한강의 과거사를 총정리했다는 점에서 미래의 한강이 거듭날 청사진을 그리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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