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첫 실전투입 GBU-57, 지하 90m 이란 핵시설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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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이란 포르도를 포함한 주요 핵시설 3곳을 직접 타격하면서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충돌에 결국 참전했다. 미국이 보유한 현존 최강 유도 폭탄인 GBU(Guided Bomb Unit)-57을 투입하면서다.

2011년부터 미국이 보유해 온 GBU-57은 공중에서 투하하면 지표면을 뚫고 들어가 지하 공간에서 폭발하도록 설계된 벙커버스터의 일종이다. 정식 명칭인 ‘정밀 유도 폭탄(Guided Bomb Unit)’ 뒤에 ‘초대형 관통 폭탄(Massive Ordnance Penetrator)’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길이 6.2m, 무게 13t 이상인 GBU-57은 B-2 스텔스 폭격기에서 투하돼 철근 콘크리트 60m 이상 두께를 뚫을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위력 때문에 GBU-57은 사실상 실전용보다는 억제용 전략무기로 분류되곤 했다. 포르도 핵시설 타격 전까지 실전에서 활용된 사례가 없다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일각에선 포르도 핵시설이 지하 90m에 자리해 GBU-57로 파괴가 힘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미국은 B-2 6대에 각 2발씩 탑재한 GBU-57 12발을 집중적으로 투하해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는 초기 피해 평가 결과 포르도 핵시설이 GBU-57에 의해 ‘무력화됐다’는 판단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물에서 “포르도는 끝장났다(FORDOW IS GONE)”고 밝혔다. 이스라엘 측은 포르도를 파괴할 수 있는 건 GBU-57뿐이라면서 줄곧 미 측의 개입을 촉구해 왔다.

현재의 중동 상황을 한반도에 즉자적으로 대입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핵·미사일 관련 시설뿐 아니라 최고 지도부의 생존을 위한 은닉시설까지 지하에 갖춘 북한도 이란과 같은 처지에 내몰릴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은 6·25전쟁 당시 미군이 주도한 유엔군의 엄청난 공중 포격을 경험한 이후 전 국토를 요새화한다며 주로 화강암 지대에 6000개 이상의 지하 시설물을 건설했다. 고(故)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북한 지휘부가 유사시에 숨기 위해 평양 지하 300m 지점에 거대한 은닉시설을 만들어놨다고 밝혔다. 영변 핵단지, 풍계리 핵실험장, 강선 우라늄 농축시설을 비롯해 상당수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생산·저장도 지하시설을 활용하고 있다는 게 한·미 정보당국의 평가다.

북한이 두려워 할 대상은 GBU-57만이 아니다. ‘괴물 미사일’로 불리는 한국의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급 현무-Ⅳ·Ⅴ도 북한의 지하시설을 정면으로 겨냥한다. 비닉(秘匿) 사업으로 개발된 탓에 정확한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군 안팎의 전언을 종합하면 현무-Ⅴ의 탄두 중량은 8t으로 현무-Ⅳ의 2t보다 위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또 모두 100m 이상 지하를 뚫고 들어갈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지대지 미사일로 대규모 발사가 가능하다는 점은 폭격기에서 투하되는 벙커버스터보다 위협적일 수 있다. 미국의 벙커버스터에 가세해 현무 수십 발이 마하10 이상의 속도로 핵시설이나 김정은의 은신처를 한 번에 때리면 북한으로선 당해낼 방도가 없다는 평가도 군 안팎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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