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골다공증 골절, 한번 부러지면 또 부러질 위험도 10배 [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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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체 근력 약해 고관절 골절로 이어져
고관절 골절은 1년 내 사망 15~30%
뼈 분해·흡수 막아 손실 속도 늦춰야

권선미 기자의 월요藥담회

초고령사회에서 조심해야 할 질환 중 하나가 골다공증이다. 골밀도가 떨어져 허약해진 뼈는 문턱에 걸려 넘어지거나 침대·소파에 부딪치는 일상적 충격도 견디지 못하고 부러진다. 뼈는 얼마나 약한 상태인지 자각하기 어렵다. 대개 뼈가 부러지는 골절이 발생한 이후 뒤늦게 인지한다. 한국은 노년 인구가 증가하면서 골다공증 골절 발생 건수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여성은 폐경 이후 뼈 건강에 관여하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가 급격히 줄어 10년 내 뼈의 강도가 약해지는 폐경 후 골다공증 위험이 높다.

문제는 반복적으로 뼈가 부러지는 골다공증 골절이다. 한 번 부러진 뼈는 골밀도와 상관없이 또 부러지는 재골절 위험도는 2~10배 높아진다. 골다공증 골절 환자 4명 중 1명은 첫 골절이 발생한 이후 1년 이내 재골절을 경험한다고 알려졌다.

골다공증 골절의 파급력은 단순히 뼈가 부러진 것에 그치지 않는다. 하체 근력이 약한 고령층은 신체 중심이 뒤로 쏠리면서 치명적인 고관절(엉덩이뼈) 골절 발생률이 높다.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두 발로 걷거나 앉았다 일어서는 것이 어렵다. 거동이 불편해 침대에 누 워 지내면서 근육이 빠르게 사라진다. 와병 생활로 욕창, 폐렴, 요로감염, 하지정맥혈전, 폐색전증 등 심각한 합병증을 앓을 수 있다. 고관절 골절 후 1년 내 사망률은 15~30%나 된다.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골다공증으로 인한 직간접적 비용이 1조원 넘는다는 국내 연구결과도 있다.

뼈가 반복·연쇄적으로 부러지는 재골절 위험이 매우 높은 골다공증 골절 초 고위험군에 대한 적극적 치료를 강조하는 배경이다. 대한골대사학회 백기현(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이사장은 “고령 인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을 방치하면 결국 추가적인 의료 비용이 증가하고 가족의 간병 부담도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핵심은 추가로 뼈가 부러지는 것을 막는 예방적 골다공증 약물치료다. 골다공증 골절 초 고위험군은 언제 뼈가 부러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라 뼈 형성을 촉진하는 골형성촉진제를 일차적으로 사용하고 뼈 분해·흡수를 막아 추가적인 뼈 손실을 억제하는 골흡수 억제제로 뼈 손실 속도를 최대한 늦춰야 한다. 이를 통해 골절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여러 임상 연구를 통해 골형성촉진제 우선 투여 후 골흡수 억제제를 사용하는 것이 골절 예방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보고됐다. 미국 임상내분비학회(AACE), 대한골대사학회(KSBMR) 등 국내외 학회에서도 진료 가이드라인을 통해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에 대해 먼저 골밀도부터 빠르게 끌어올려 골절 발생을 막는 전략적 치료를 강조한다.

다만 한국은 기존 골흡수 억제제 치료에 실패해 골절을 겪은 후 골형성촉진제를 건강보험 급여로 지원한다. 골절의 연쇄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골형성촉진제를 1차 치료제로 사용해야 하는데 건강보험 기준은 이를 반영하지 않고 있어 현실적으로 한계가 존재하는 것이다. 백기현 이사장은 “재골절, 추가 골절 위험이 매우 높은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은 골형성촉진제를 우선 사용하는 것이 치료 효과 측면에서 더 유리한 만큼 정책적으로 1차 치료부터 건강보험 급여로 지원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골다공증 골절이 발생하면 또 뼈가 부러지기 쉽다. 골절이 발생하기 전에 예방 중심 치료가 필요한 시점이다. 골다공증 골절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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