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6월 들어 대미 수출 4.3% '깜짝 증가'...반도체는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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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여파로 주춤했던 대미(對美) 수출이 이달 들어 ‘깜짝’ 반등했다. 반도체 수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대미국 수출은 74억2300만 달러(약 10조26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증가했다. 지난달 대미 수출액이 관세 영향으로 8.1% 줄었는데, 이달 들어 방향을 위로 다시 틀었다. 미국은 중국과 함께 한국의 양대 수출시장으로 꼽힌다. 미국으로의 수출이 늘면서 이달 20일까지 전체 수출액(387억 달러)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29억7000만 달러)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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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K-온디바이스 AI반도체 협력포럼'에 AI 반도체가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조업일수를 고려하면 수출액 상승 폭은 더 크다. 이달 1~20일(14.0일)의 일평균 수출액은 27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4.5일·24억6000만 달러)보다 12.2% 상승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반도체 등 수출이 보통 월말에 집중되는 점을 고려할 때 6월 전체 수출액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수출 실적 반등을 주도한 건 반도체다. 관세청 통계를 보면 이달 1~20일 대미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56.1% 증가했다. 전체 반도체 수출액 역시 21.8% 늘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 한국의 수출은 반도체가 있어 버텼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산업부 집계 결과 올 1~5월 수출은 지난해보다 0.9% 감소한 2749억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반도체 수출은 ‘나 홀로 호황’이었다. 이 기간 583억 달러어치를 수출하며, 동기 대비 역대 최대 실적(2022년 567억 달러)을 기록했다. 메모리 고정가격 상승, 고대역폭메모리(HBM)·DDR5 등 고부가 반도체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서다. 이 기간 반도체 수출은 1년 전과 비교해 11.0% 증가했는데, 자동차(-2.5%)·석유화학(-10.6%) 등 수출이 급감한 것과 대조적이다.

반도체 수출 호조는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으로 HBM 등 고성능 AI 반도체의 수요가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 시장으로의 수출 증가는 반도체가 관세에서 제외된 영향도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반도체가 관세 영향권에서 제외됐지만 조만간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는 우려와 D램을 중심으로 공급 부족에 따른 단가 상승 등으로 반도체 수요 기업이 재고를 쌓아두는 등 가(假)수요가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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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경기 평택항의 모습. 뉴스1

이런 이유로 올 하반기 관세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반도체 수출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2일 보고서에서 상반기 한국의 반도체 수출이 727억 달러로 작년 동기와 비교해 10.6% 늘었지만, 하반기 수출은 723억 달러로 지난해보다 5.1%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무역협회는 이 보고서에서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정보통신(IT)기기 전반의 수요 둔화로 범용 메모리 수요가 다소 위축될 가능성이 있고, 미국 관세 조치 우려로 반도체의 재고 확보가 상반기에 선행되면서, 하반기 수요는 상대적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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