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롱 퍼터 쓰고 자유 얻었어요” 이민지, 메이저 3승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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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라운드 12번 홀에서 퍼트하는 이민지. 통산 3번째 메이저 우승을 해냈다. [AFP=연합뉴스]

호주 교포 이민지(29)가 2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인근 프리스코의 필즈 랜치 이스트 골프장에서 막을 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총상금 1200만달러)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에서 2오버파를 기록해 최종합계 4언더파로 재미교포 오스턴 김 등을 3타 차로 제쳤다. 우승 상금은 180만달러다.

통산 11승이 된 이민지의 메이저대회 우승은 2021년 에비앙 챔피언십, 2022년 US여자오픈에 이어 이번까지 세 번이다. 앞으로 AIG여자오픈이나 셰브런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이민지의 퍼터는 작렬하는 댈러스의 태양처럼 뜨거웠다. 전날 강풍 속에서도 유일하게 보기 하나 없이 경기했고 4타를 줄였다. 지난해 퍼트 타수 이득이 LPGA 투어 137위였던 그는 올해 롱퍼터로 바꾼 뒤 5위로 올라섰는데, 이번 주에는 더 눈부셨다. 이글거리는 퍼터로 3라운드에서 선두 지노 티띠꾼(태국)을 무너뜨린 그는 4타 차 선두로 올라섰다.

4라운드 들어 압박감 탓인지 퍼터가 잠시 말을 듣지 않았다. 전날 같았으면 쉽게 넣었을 거리의 퍼팅도 3번 홀부터 6번 홀까지 세 차례나 놓쳐 보기 3개를 했다. 7번 홀 3m 버디 퍼트는 짧았다. 9타 뒤에서 출발한 오스턴 김이 4타를 줄이면서 2타 차까지 따라왔다. 이민지는 12번 홀에서 티샷이 러프에 들어가 어려움을 겪는가 했는데 볼이 러프 위에 떠 있었다. 이 홀에서 파를 한 후 14, 15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고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민지는 “퍼트할 때마다 생각이 너무 많았다. 롱퍼터를 쓴 뒤에 자유를 얻었다”고 말했다. “롱 퍼터를 좀 더 일찍 썼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는 않다. 하지만 지금 퍼터가 나를 위해 일을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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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지

우승을 축하하러 나온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에서 이민지가 3퍼트를 한 번도 안 했다는 얘기를 듣고 믿어지지 않았다. 나는 아주 많이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민지는 “리디아 고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걸 보고 나도 정말 하고 싶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보자”고 말했다.

이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서 경기했던 이민지의 남동생 이민우는 67명 중 공동 63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우승한 누나를 위해 “자랑스럽다. 사랑한다”는 축하 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한국 선수들 성적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최혜진과 이소미가 3오버파 공동 8위로 톱10에 들었다.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최혜진은 이날 2타를 잃었고 이소미는 이븐파를 쳤다. 최혜진은 올 시즌 세 차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톱10에 들었다. 신지은이 5오버파 공동 12위, 황유민이 6오버파 공동 19위, 방신실이 7오버파 공동 23위, 전인지와 이미향이 9오버파 공동 31위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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