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길어지는 법적 분쟁, 잊혀져 가는 뉴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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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는 소속사와의 분쟁 속에 내달 3주년을 맞는다. 공백은 벌써 1년째다. [사진 어도어]
그룹 뉴진스의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 이들의 공식적인 마지막 활동은 2024년 6월 21일 발매한 일본 데뷔 음반 ‘슈퍼내추럴’이다. 한국 기준으로는 그해 5월 24일에 나온 싱글 ‘하우 스위트’다. 이후 11월 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은 기자회견을 열고, 소속사 어도어와 법적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당초 계획했던 그룹 NJZ로의 재데뷔도 불발됐다.
지난 17일 서울고법은 다섯 멤버가 법원의 독자적인 활동 금지 결정에 불복해 낸 이의신청 항고를 기각하며,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들에 대해 전속계약에 따른 매니지먼트사 지위에 있음을 임시로 인정한다”는 1심 결정을 그대로 유지했다. 본안 소송으로 넘어갈 경우 그룹의 공백은 더 길어질 전망이다.
뉴진스가 K팝에 가져온 상징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김도헌 대중음악 평론가는 “뉴진스는 단순히 팀이 잘 된 것을 넘어, 기획자의 시선이 유기적으로 반영된 완성형 그룹”이라며 “그 유기성과 통일성은 여전히 누구도 넘어서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광고계에서는 ‘공백’을 리스크로 인식하고 있다. 에스파는 최근 애플 아이폰 16 프로로 퍼포먼스 비디오 ‘더티 워크’를 촬영했다. 뉴진스가 아이폰으로 ‘ETA’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화제를 모은 방식 그대로다. 엔믹스 오해원은 밝고 건강한 이미지를 내세워 코카콜라 광고를 단독 촬영했고, 스트레이 키즈는 뉴진스가 2년 연속 앰배서더로 활약했던 빼빼로 글로벌 모델 자리를 꿰찼다. 임희윤 평론가는 “K팝은 굉장히 빠르게 돌아가는 산업”이라며 “신인 그룹이 수백 팀씩 쏟아지는 환경에서 1년 공백은 아무리 잘 나갔던 팀에게도 치명적”이라고 분석했다.
뉴진스의 공백을 메우려는 걸그룹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에 휘말렸던 아일릿은 논란을 넘어 자신들만의 색깔을 확보했다. 2월 발표한 일본 영화 OST ‘아몬드 초콜렛’은 역주행하며 현지 차트 상위권을 유지했고, 6월 발표한 한국 미니 3집 ‘밤’은 오리콘 데일리 차트 2위를 기록했다.
기획력과 자본을 갖춘 신인들의 데뷔도 이어지고 있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에서 론칭한 키키는 데뷔곡 ‘아이 두 미’로 유튜브 인기 급상승 1위를 기록했고, 데뷔 13일 만에 음악방송 1위도 차지했다. 최근 서울시 홍보대사로 새롭게 위촉된 하츠투하츠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지난 18일 셔플댄스를 안무에 담은 신곡 ‘스타일’을 발매했다. ‘싸이 소속사’ 피네이션의 첫 걸그룹 베이비돈크라이는 아이들 전소연이 직접 프로듀싱을 맡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의 외손녀인 애니가 속한 혼성그룹 올데이프로젝트(ADP)는 지난 16일 더블 타이틀곡 ‘페이머스’의 뮤직비디오를 선공개해 4일만에 1000만 뷰를 넘겼다.
어도어는 뉴진스와의 봉합을 여전히 기대하고 있다. 어도어는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멤버분들이 다시 뉴진스라는 제자리로 돌아와 활동하길 바란다. 다음 달이면 데뷔 3주년을 맞는 뉴진스가 보다 큰 도약과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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