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잠잠해진 '바람의 손자'…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질주를 기다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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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일으키던 바람이 잠잠해졌다. 메이저리그(MLB) 전체에 화제를 일으키던 기세는 한풀 꺾이고, 타격 침체가 길어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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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삼진을 당한 뒤 돌아서는 이정후. AP=연합뉴스

이정후는 24일까지 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2(286타수 72안타), 홈런 6개, 34타점, 44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724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15경기에서 타율 0.173(52타수 9안타), 4삼진, OPS 0.659로 부진한 탓에 전반적으로 평균 성적이 하락했다.

범위를 최근 7경기로 좁히면 내용이 더 좋지 않다. 최근 4경기 연속 무안타를 포함해 7경기에서 안타 2개를 때려낸 게 전부. 타율이 0.074로 1할을 넘지 못한다. 지난 22일(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선 처음으로 '컨디션 회복을 위한 휴식' 차원에서 결장했다. 지역 언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이정후의 최근 타격 성적을 짚으면서 "땅볼이 너무 많아졌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정후는 배트에 공을 맞히는 콘택트 능력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타자다. KBO리그에서 뛸 때는 타격 슬럼프가 찾아와도 오래지 않아 극복하곤 했다. 그런데 MLB에서 사실상 첫 풀타임 시즌인 올해는 쉼표가 꽤 길어지고 있다.

이정후는 3월 4경기에서 14타수 4안타(2루타 2개)로 예열을 마친 뒤 4월 타율 0.324, OPS 0.908로 리그 최상위권 타자에 버금가는 성적을 냈다. 한 달간 2루타 9개를 때려 한때 MLB 전체 1위를 달렸고, 홈런 3개와 3루타 2개를 추가해 장타력도 뽐냈다. 현지 언론과 팬들은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일으키는 돌풍에 주목하고 열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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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타격 슬럼프에 빠져 고전하는 이정후. 로이터=연합뉴스

다만 5월부터 서서히 하락세를 탔다. 월간 타율 0.231과 OPS 0.613을 기록하는 데 그쳤고, 트레이드마크였던 2루타도 3개로 줄었다. 이달 들어서는 타율 0.161, OPS 0.590로 더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볼넷을 7개 얻어내면서 출루율은 0.284로 지난달(0.270)보다 높아졌지만, 홈런을 하나도 치지 못해 장타율이 급감했다.

그 사이 붙박이 3번 타자였던 이정후의 타순에도 변동이 생겼다. 7경기 연속 1번 타자로 기용됐지만 반전이 없었고, 그 후 6번을 거쳐 7번까지 내려갔다. 지난 23일 보스턴전엔 5번 타자로 나섰지만,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해 고개를 숙였다. 이정후를 경계하기 시작한 상대 팀들의 정밀 분석과 집중 견제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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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질주가 다시 시작되기를 기다린다. 로이터=연합뉴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는 최근 타석에서 너무 서두르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팀에 기여하지 못한다고 생각해 뭔가 해보려고 무리하는 느낌"이라고 진단했다. 고액 연봉자의 책임감 탓에 심리적으로 쫓기다 더 안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는 의미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가 하루빨리 특유의 활력을 되찾기를 기대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이정후는 팀 내 다른 외야수들과 남다른 유대감을 쌓아가고 있다"며 그의 친화력과 팀 적응력을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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