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14세 교황. AP=연합뉴스

미국 출신인 레오 14세 교황이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엑스(X)에 올린 글이 SNS상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교황은 공습 직후인 22일(현지시간) 엑스에 "전쟁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오히려 문제를 더 키우고, 민족의 역사에 깊은 상처를 남긴다. 이 상처는 세대를 거쳐서야 겨우 치유될 수 있다"고 적었다.

이어 "어떤 무력 승리도 어머니들의 고통, 아이들의 두려움, 그리고 빼앗긴 미래를 보상할 수 없다. 외교가 무기를 침묵시키길 바란다. 피로 얼룩진 폭력이 아니라 평화의 실천으로 나라들이 미래를 그려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다수 국제 지도자들이 미국의 입장을 의식하는 가운데 교황은 유일하게 미국의 공격을 공개 비판하며 외교적 해법을 촉구해 세계적 주목을 받았다. 미국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는 23일 교황의 해당 글이 SNS에서 급속히 확산됐다고 보도했다.

한 엑스 이용자는 "내가 18살 때는 교황이 국제 정치에서 가장 이성적인 목소리가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신이여, 우리를 도와주소서"라고 쓰며 공감했다.

또 다른 이용자들은 "슬슬 팬이 되겠는데"라며 교황에게 호감을 드러냈다. 이 밖에도 "아니, 교황이 미국 대통령을 저격하는 글이라니", "교황은 2024년에 절대 트럼프에게 투표 안 했을 거야"라는 반응 등이 잇따랐다.

레오 14세 교황은 지난달 8일 가톨릭 역사상 첫 미국 출신 교황으로 선출됐다. 즉위 직후 그는 "우리에게 먼 나라의 일처럼 느껴지는 전쟁도 결국은 인간의 고통이라는 점에서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라며 "평화가 지배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