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집값 뛴다” 기대심리…44개월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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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상승 기대심리에 불이 붙었다. 3개월 연속 상승한 기대심리(주택가격전망 지수)는 이른바 ‘영끌’ ‘패닉바잉’이 극심했던 2021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금리 인하기와 맞물려 부동산이 과열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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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6월 주택가격전망 지수는 120으로 전달보다 9포인트 뛰었다. 1년 뒤 집값이 오를 거라고 보는 사람들이 더 늘었다는 의미다. 2021년 10월(125) 이후 3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데다 과거 장기 평균(107)을 웃돈다. 상승 폭도 2023년 3월(+9포인트) 이래 2년3개월 만에 최대다. 한은이 지난 10~17일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최근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급등세가 나타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36% 오르면서 2018년 9월 이후 6년9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가계부채도 들썩이고 있다. 이달 들어 5대 은행 가계대출 규모는 23일까지 전월 말 대비 5조2978억원 늘었다. 이 속도라면 이달 말엔 증가 폭이 6조원을 훌쩍 넘어설 거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3월 1조7992억원, 4월 4조5337억원, 5월 4조9964억원 등 가계대출은 증가세를 키워왔다. 집값이 들썩이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크게 늘었고, 증시 활황으로 투자 수요가 반영된 신용대출도 증가하면서다. 다음달 가계대출 추가 규제가 예고돼 있지만 대출 시차를 감안하면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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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기자

문제는 경기 부양이 필요한 시기 기준금리 인하 타이밍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자칫 부동산 시장 과열을 부추기고, 가계부채를 더 불릴 수 있어서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에 있지만 집값 상승세와 가계부채가 (금리 결정 시) 더 큰 고려사항이 된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오는 7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감을 두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지난해 12·3 비상계엄 직후 바닥을 찍었던 소비심리는 최근 3개월 연속 개선됐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8.7로 5월(101.8)보다 6.9포인트 상승했고, 2021년 6월(111.1)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 지수는 현재생활형편·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하는데, 100보다 높으면 소비심리가 낙관적이라는 의미다. 새 정부 경제정책과 2차 추가경정예산안 효과 등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최근 “신용카드 데이터 등을 보면 5월 중순 이후 소비가 개선되고 있다”며 “그간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내린 효과도 점차 나타나겠지만, 인구 문제 등 구조적 요인도 소비에 영향을 미치면서 완만한 속도로 개선될 거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심리 개선이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려면 속도감 있는 추경 집행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은 “이번 추경은 특히나 집행하는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며 “얼마나 빨리, 어디에 제대로 쓰느냐에 따라 경기 부양 효과가 달라질 수 있고, 만약 집행이 4분기 중으로 늦어진다면 올해 성장률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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