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예금자보호 1억원 상향되는데…저축은행 연체율 9%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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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금융권을 포함한 비은행금융기관의 연체율은 올해 3월말 기준 4.92%로 2022년 말(1.75%)보다 2.8배이상 뛴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의 한 저축은행 간판. 연합뉴스.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의 연체율이 뛰고 있다. 오는 9월부터 예금 보호 한도가 1억원으로 늘어나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주는 2금융권으로 자금이 쏠릴 수 있어,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2금융권을 포함한 비은행금융기관의 연체율은 올해 3월 말 기준 4.92%로 2022년 말(1.75%)보다 2.8배 이상 뛰었다. 업권별로 보면 2금융권의 연체율 상승이 두드러진다. 저축은행 연체율은 2022년 말 3.4%에서 올해 3월 말 8.99%로 치솟았다. 상호금융도 같은 기간 2.12%에서 6.45%로 연체율 상승 속도가 빨라졌다.
문제는 한은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4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했어도 빚을 못 갚는 대출자(기업 포함)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방을 중심으로 건설ㆍ부동산업의 대출 부실이 지속하고 취약차주(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 또는 저신용)의 채무 상환 능력이 떨어진 영향이다.
특히 지방 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전체 여신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성 대출 보유 비중이 20%에 근접했다. 악성 미분양이 쌓이면서 해당 대출 연체율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대표적으로 저축은행의 PF성 대출 연체율은 2022년 말 2.74%에서 올해 3월 말 17.96%로 수직 상승했다.
또 시중은행 같은 1금융권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취약차주가 저축은행 등으로 몰리고 있다. 금융안전보고서에 따르면 저축은행 빚이 있는 취약차주는 올해 3월 말 59만4000명으로 60만 명에 육박한다.
한은은 경기 부진으로 숙박·음식업 같은 경기민감기업의 대출 비중이 확대된 점도 비은행금융의 연체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비은행의 경기민감기업 대출은 올해 3월 말 103조원으로 2022년 말(86조원)보다 20% 급증했다. 한은은 “경기민감기업은 영세사업자 비중이 높고, 단기운전자금 수요가 높다는 점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 건전성 악화로 금융당국에 경고 조치를 받는 저축은행도 등장했다. 금융위원회는 25일 정례회의를 열고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에 적기시정조치 2단계인 경영개선 요구를 부과했다. 적기시정조치는 재무 건전성이 부실한 금융사에 당국이 내리는 조치로 경영개선 권고·요구·명령 세 단계로 나뉜다. 이에 따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자본금 증액, 부실자산 처분 등으로 자산 건전성을 개선해야 한다. 다만 조치 기간에도 영업은 정상적으로 할 수 있다.
시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건 예금자 보호 한도가 1억원으로 상향될 경우 저축은행으로 쏠리는 자금(예금)이 안전하게 운용될 지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고위험 대출로 운용될 경우 자산 건전성은 더 악화될 수 있어서다. 장정수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저축은행 등) 비은행이 자산을 확충하면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고위험 자산에 투자하려는 유인이 있다”며 “경영 건전성이 악화되지 않도록 당국은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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