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FC서울과 19년 인연 끝…원클럽맨 기성용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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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프로축구 FC서울의 ‘레전드’ 기성용(36)이 포항 스틸러스로 전격 이적한다. 서울 구단은 25일 “올 시즌 FC서울 선수단 운영 계획에 (자신의) 기회가 없음을 확인한 기성용이 남은 선수 인생에 있어 의미 있는 마무리를 위해 더 뛸 수 있다는 팀으로 가고 싶다는 요청을 해왔고, 구단이 수용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경기 구리 GS챔피언스파크(훈련장)를 찾은 기성용은 “외부의 시선은 괜찮은데 내부에서 믿음이 없다고 하니 이런 결정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본지는 전날(24일) 오후 인터넷판을 통해 “기성용, 서울 떠나 포항행 급물살”이라는 제목으로 관련 소식을 단독 보도했다. 그 직후 축구 관련 게시판 등에선 ‘기성용’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팬들은 이번 기성용의 포항행을 서정원(1999년 안양 LG→수원 삼성)과 데얀(2018년 FC서울→수원 삼성)의 수원행만큼이나 충격적으로 받아들인다.

올 시즌 기성용은 햄스트링 부상 탓에 8경기 출전에 그쳤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앞서 이달 중순쯤 기성용에게 “팀에 변화가 필요하다. 전력 구상에서 배제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기성용은 “다른 팀에서라도 뛰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최근 훈련에 복귀한 기성용은 연습경기에서 중거리 골을 넣기도 했다. 김 감독은 광주FC전 전날인 지난 12일 출전명단에서 기성용을 제외했다. 앞서 서울은 올 시즌 대대적으로 선수를 보강했고, 김 감독은 중원에 류재문(32), 황도윤(22), 이승모(27) 등을 배치했다. 올 시즌 서울은 20경기를 치른 현재 K리그1 7위(6승9무5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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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이적에 항의해 팬들이 FC서울 훈련장에 보낸 근조화환. [사진 FC서울 홈페이지]

2006년 서울에서 프로에 데뷔한 기성용은 2009년 유럽에 진출해 셀틱(스코틀랜드), 스완지시티, 선덜랜드, 뉴캐슬(이상 잉글랜드), 마요르카(스페인)에서 활약한 뒤 2020년 친정팀 서울로 돌아왔다. 이후 K리그 무대에선 서울의 ‘원클럽맨’으로 10년간 198경기(14골·19도움)에 출전했다. 국내 복귀 당시에도 울산HD, 전북 현대 이적설이 돌았지만, 기성용은 “친정팀에서 커리어를 마치고 싶어 돌아왔다”며 서울 유니폼을 입었다. 서울과 계약이 6개월 남은 상황에서 ‘전력 외’로 취급되자 은퇴를 고심하기도 했다고 한다.

다른 팀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포항이 기성용에 관심을 보였다. 박태하 포항 감독은 김인성(36), 완델손(36) 등 베테랑을 잘 활용하는 지도자다. 포항에는 절친한 선배 신광훈(38)도 있다. 다만 포항은 K리그의 ‘재정 건전화 규정’으로 인해 많은 연봉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고, 기성용도 계약 사항을 ‘백지위임’했다고 한다. 포항과는 6개월 단기계약이 유력하며 이르면 이번 주 내에 계약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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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터스 ‘수호신’ 등 서울 팬은 온·오프라인에서 김 감독과 구단을 비판했다. 팬들은 25일 서울의 모그룹인 GS그룹 본사 앞에서 트럭시위를 벌였다. 또 GS챔피언스파크로 근조 화환을 보내기도 했다. 팬들은 이전에도 구단이 ‘레전드’라 할 박주영(은퇴), 이청용(울산) 등을 떠나보내자 크게 반발했다. 팬들은 “기성용은 서울의 심장 같은 존재” “한화가 메이저리그에서 뛰다 돌아온 류현진을 다른 팀에 보낸 격”이라며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한때 서울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쌍용’으로 불린 기성용과 이청용은 각각 포항과 울산 소속으로 ‘동해안 더비’에 출전할 전망이다.

서울 구단은 “기성용이 은퇴한 뒤 은퇴식을 열고, 지도자로 제2의 축구인생 도전함에 있어서도 구단이 최선을 다해 조력하겠다”고 발표했다. 과거 서울 구단이 코치직을 제안했는데도 현역 연장을 고집해 울산행을 선택한 박주영은 현재 울산 코치를 맡고 있다. 축구계 일각에서는 “서울은 팀의 정체성이 부족하다. 단기적인 성적과 계약에만 집착하고 상징적인 선수를 내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포항은 기성용이 가세할 경우 중앙 미드필드에서 오베르단과 호흡을 맞추며 조르지와 김인성에게 득점 기회를 열어주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포항은 현재 K리그1 4위(9승5무6패)로 치열한 선두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 주말(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과 포항이 맞붙을 예정이어서 포항 유니폼을 입을 기성용을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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