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민의힘 일각 “당대표 권한 나누자”…집단지도체제 띄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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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일각에서 차기 지도부를 집단지도체제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적잖게 분출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 주 출범할 것으로 예상되는 혁신위의 주요 안건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복수의 중진 의원뿐 아니라 일부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서도 대표 한 명에게 과도한 권한을 주는 현 체제가 아니라 최고위원들에게 권한을 나누는 방식의 체제 전환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빗발친다”고 전했다.
현재 국민의힘은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선거와 최고위원 선거를 따로 치르고 있다. 이 중 당대표는 한 명만 선출하기 때문에 득표율 2위 이하의 경쟁 후보들은 탈락하고 지도부에서 배제된다. 그런데 집단지도체제가 도입되면 지도부 선출 선거를 치른 뒤에 특정 순위 내에 안착한 후보들은 함께 지도부에 포함된다. 이를테면 차기 당권주자로 하마평에 오르는 김문수 전 대선후보, 나경원·안철수 의원, 한동훈 전 대표(가나다순)가 나란히 한 테이블에 앉는 공동 지도부가 구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성훈 원내대변인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과도한 권한 집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선 패배 이후 당권 공백 상태가 이어지는 국민의힘에서 집단지도체제가 부상하는 이유는 뭘까.
야권 관계자는 “향후 당권 독식을 두고 격렬한 계파 충돌이 벌어지면 단일대오는 물 건너간다는 송언석 원내대표 등 원내 지도부, 당 중진들의 고민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다선 의원은 “계파끼리 싸워도 최고위 테이블에서 싸우면 마치 글러브와 마우스피스를 착용하고 싸우듯 최악의 파국은 면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지난 정부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한 명에게 당이 무기력하게 끌려다닌 데 대한 반성 차원에서 다양성을 갖춘 집단지도체제를 출범시킬 필요가 있다”(수도권 의원)는 주장도 있다.
집단지도체제를 찬성하는 의원 사이에선 다양한 방식이 거론된다. 대표 없이 최고위원들로만 구성되는 ‘수평 최고위’, 최고위원들이 일정 주기마다 돌아가며 대표를 맡는 ‘순환 최고위’, 전당대회 순위에 따라 1위는 대표, 2위부터는 최고위원을 맡는 방식 등이다.
하지만 회의론도 적지 않다. 나경원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당이 위기인데 집단지도체제로 돌파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혁신위에서 다룰 주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도 “다수당일 때는 긍정적인 체제일 수 있지만, 소수 야당에선 내부 이견이 너무 노출할 것 같다”고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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