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해수부 이전" 李 PK 공략…"국힘, 영남 아닌 TK당 고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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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미팅'을 하며 시간을 확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부산·경남(PK) 민심을 챙기려는 행보가 눈에 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12월 안에 해수부 (부산) 이전이 가능한지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앞서 부산 유일 더불어민주당 현역인 전재수 의원을 해수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고(23일), 해수부 부산 이전 등을 담당할 해양수산비서관 자리도 신설(6일)했다.
부산과 울산, 경남을 향한 이 대통령의 구애는 대선 때부터 시작됐다. 부산을 위해선 해수부 이전뿐 아니라 HMM 이전도 약속했다. 울산엔 지역 숙원 사업인 에너지 물류 신북방 전진 기지 구축 등을, 경남엔 광역 GTX 구축 등을 공약으로 걸었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포스트타워마포에 있는 사무실로 출근하며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정근영 디자이너
“내년 지방선거를 위해 민심을 다질 필요가 있다”(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게 여권의 분석이다. 최근 지방선거에서 PK만큼 승자와 패자가 극적으로 갈린 곳도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2018년 지방선거 때 부·울·경 광역단체장을 석권했지만, 2022년엔 국민의힘에 모두 내줬다.
여권은 이번 대선 승리를 발판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부·울·경 광역단체장을 다시 갖고 와야 한다고 여긴다. 이 지역에서 지역주의 정서가 엷어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여권의 자신감을 키우고 있다. 동아시아연구원(EAI)의 2022년 대선 패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대선은 지난 대선에 비해 지역주의가 약해졌다”라는 질문에 부·울·경 거주민의 동의 정도가 전 지역을 통틀어 4.46점(0~10점 척도)으로 가장 높았다.
패널 조사 결과를 분석한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학과 교수는 “부·울·경 지역 표심은 대구·경북이나 광주·전라보단 지역 정당 투표 쏠림 현상이 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이 대통령은 부산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에게 졌지만, 민주당 대선 후보로선 역대 최초로 40%를 넘기는(40.14%) 결과를 보였다.

정근영 디자이너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부·울·경 공략 정책이 잇따르자, 국민의힘의 위기감은 커졌다. 김종혁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24일 페이스북에 이 대통령의 전재수 의원 해수부 장관 후보자 지명, 해수부 부산 이전 지시 등을 언급하며 “국민의힘을 영남 전체가 아닌 TK만의 당으로 쭈그러뜨리려는 민주당의 승부수가 숨겨져 있기 때문”이라고 썼다.
다만 민주당에 내년 부·울·경 선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25일 통화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대 대선에서 승리할 때 부산 득표율이 38.07%였고, 이 대통령의 이번 득표율이 40.14%였다. 부·울·경의 정치적 구도가 바뀌었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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