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50억 기부’ 슈가, ‘BTS’ 숨기고 봉사…“단순 기부자 아니었다”

본문

17509079884647.jpg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가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복무를 하면서 세브란스병원을 찾아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했다. 사진 세브란스 유튜브 채널 캡처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을 위한 ‘민윤기 치료센터’ 건립을 위해 세브란스병원에 50억원을 기부한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본명 민윤기)가 사회복무요원으로 대체복무를 하면서 틈틈이 병원을 찾아 재능기부 봉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5일 세브란스병원은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민윤기 치료센터’ 설립 과정 등에 대해 알렸다. 영상에서 천근아 소아정신과 교수는 “센터는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온 꿈을 이루는 기적 같은 공간”이라며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이 성장해 성인이 됐을 때 사회적 자립을 돕는 병원 내 프로그램이 꼭 필요하다고 늘 생각해왔다”고 밝혔다

천 교수는 처음 슈가를 만난 날을 떠올리며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슈가는 지난해 11월 저를 찾아와 소아청소년 정신 건강과 자폐스펙트럼장애 치료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였다”며 “제가 쓴 500페이지 분량의 교과서를 상당 부분 읽고 왔고, 제게 던지는 질문들이 매우 심도 있고 날카로워 놀랐다”고 말했다.

슈가는 단순 후원이 아닌 음악 재능 기부를 먼저 제안했다고 한다. 이를 바탕으로 병원은 음악을 활용한 집단 치료 프로그램인 마인드(MIND) 프로그램을 새롭게 개발했다. MIND는 음악(Music), 상호작용(Interaction), 공동체(Network), 다양성(Diversity)의 약자로 음악을 매개로 사회적 관계 형성과 소통 능력을 키우는 집단 치료 프로그램이다. 참여 아동들은 악기 연주와 노래, 글쓰기를 통해 감정과 생각을 표현한다.

17509079886484.jpg

슈가가 세브란스병원을 찾아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 사진 세브란스 유튜브 채널 캡처

천 교수는 “슈가의 재능 기부를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도 많았지만 슈가의 진정성에 이끌려 기존 사회성 훈련 프로그램에 음악적 콘텐트를 접목한 마인드 프로그램을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천 교수에 따르면 슈가는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던 중 주말을 이용해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한다. 프로그램은 회당 90분씩 총 10번에 걸쳐 진행됐고 환아들이 다양한 악기로 합주를 시작하면 슈가가 이를 기타로 조율해줬다. 슈가는 또 편지를 쓰는 시간에 직접 기타로 배경음악을 연주해주기도 했다.

천 교수는 “슈가는 단순한 기부자가 아니었다. 프로그램 내내 한 번의 지각도 안 하고 오히려 저보다 더 일찍 와서 기타를 연습하고 치료자들과 사전 미팅까지 했다”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모습이 인상 깊었고 슈가의 행복한 표정을 잊을 수 없다. 모든 치료자가 그의 진정성에 감동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슈가 덕분에 아이들이 말과 음악이 함께 어우러지는 경험을 하게 됐다”며 “아이들은 음악 선생님이 슈가라는 걸 전혀 모른 채 참여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슈가는 지속적으로 우리에게 관심을 갖고 후원의 뜻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며 “센터를 점점 확장시켜 나가고 고도화시켜 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4,541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