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홈런의 '전설'은 현재 진행형…박병호 다시 날고 최정 돌아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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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대표 홈런 타자들의 '풀 파워'는 30대 후반에도 녹슬지 않는다. 삼성 라이온즈 박병호(39)와 SSG 랜더스 최정(38)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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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들어 거포 본능을 되찾은 삼성 박병호. 사진 삼성 라이온즈

박병호는 KBO리그 역사에서 가장 많이 홈런왕에 오른 선수다. 총 6회(2012~15년, 2019년, 2022년) 홈런왕 트로피를 들어 올려 이승엽 전 두산 베어스 감독(5회)을 추월했다. 4년 연속 홈런왕도 KBO리그 역대 최초이자 최다 기록이었고, 2년 연속 50홈런(2014~15년)도 달성했다.

그런 박병호가 올 시즌엔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3월엔 타율 0.192에 홈런 3개, 4월엔 타율 0.234에 홈런 6개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난달엔 부진의 골이 더 깊었다. 안타를 단 5개만 쳐 월간 타율이 0.143였고, 장기인 홈런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결국 박병호를 2군으로 보내 몸과 마음을 추스르게 했다.

지난 8일 1군으로 돌아온 박병호는 조금씩 제 모습을 찾기 시작했다. 5경기 연속 무안타 침묵에 빠지기도 했지만, 어느새 '쳤다 하면 넘어가는' 장타력을 회복했다. 지난 19일 대구 두산전에서 처음으로 멀티 홈런(2개)을 터트리며 감을 찾았고, 25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까지 4경기 연속 아치를 그려 순식간에 홈런 15개를 채웠다. 팀 동료 르윈 디아즈(27개)와 LG 트윈스 오스틴 딘(19개) 다음으로 많고, 국내 타자 중엔 1위다. 박병호는 "중요한 시기에 내 역할을 하지 못해 팀에 미안했다. 2군에서 많은 분의 도움을 받고 올라왔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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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들어 거포 본능을 되찾은 삼성 박병호. 사진 삼성 라이온즈

여전히 타율은 2할대 초반으로 높지 않다. 그러나 막혔던 홈런의 혈이 뚫린 뒤 무너졌던 타격감도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 25일 한화전에선 올 시즌 처음으로 한 경기 3안타를 쳤다. 볼넷도 많아졌다. 5월까지는 삼진 46개를 당하는 동안 볼넷 19개를 얻었는데, 이달엔 삼진 수와 볼넷 수가 6개로 같다. 상대 투수들이 다시 박병호를 피해가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박병호도 슬럼프 탈출 노력에 여념이 없다. 요즘은 자신보다 13살 어린 팀 후배 김성윤을 '코치님'이라 부르며 따라다닌다. 타율 1위에 올라 있는 그에게 직구 공략 비법을 묻기 위해서다. 박 감독은 "박병호가 최근 홈런왕 시절의 중심 이동을 떠올리며 스윙한다고 한다. 최근 타격 페이스는 디아즈보다도 좋은 것 같다"며 "분명 곧 타율도 올라갈 것"이라고 흐뭇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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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을 털고 복귀해 10년 연속 20홈런 재도전을 시작하는 최정. 사진 SSG 랜더스

KBO리그 사상 최초로 500홈런을 돌파한 최정도 다시 배트를 들었다. 그는 지난 12일 수비 훈련을 하다 왼쪽 눈 부위를 다쳐 8바늘을 꿰맸는데, 12일 만인 지난 24일 1군 엔트리에 복귀해 3루 수비까지 무사히 소화했다.

최정은 지난달 13일 인천 NC 다이노스전에서 개인 통산 500번째 홈런을 때려 KBO리그 홈런 역사에 새 장을 열었다. 25일까지 올 시즌 홈런 수는 9개. 앞으로 11개를 더 추가하면 역대 최초의 10년 연속 20홈런 고지를 밟을 수 있다. 최정은 지난해 홈런 37개를 쳐 박병호의 9년 연속 기록에 타이를 이뤘다. 이제 부상을 털고 또 하나의 새 역사에 도전할 채비를 마쳤다.

이숭용 SSG 감독은 "최정은 (두 차례 부상이 있었기에)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트레이닝파트와 꾸준히 상의하며 몸 상태를 확인하고, 3루수와 지명타자로 번갈아가면서 기용할 것"이라며 "타격 컨디션도 시간이 지날수록 좋아질 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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