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사법고시 부활' 검토…여권서도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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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광주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에서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미팅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대통령실이 사법시험 부활을 포함해 법조인 양성 경로를 다양화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광주에서 “실력이 되면 꼭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을 안 나와도 변호사 자격을 검증해 줄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대통령실 참모진에 “한번 검토해 보자”라고 말한 데 따른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6일 “‘사시 부활’이라는 방향을 정하고 검토를 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로스쿨 외에 다른 법조인 양성 방법이 필요하다면 어떤 방법이 가능할지, ‘사시 부활’이 안 된다면 왜 안 되는지 등을 폭넓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 5년의 밑그림을 그리는 중인 국정기획위원회도 관련 검토에 나섰다. 국정위 소속 한 위원은 “이 대통령이 언급했으니 국정위 차원에서도 검토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사시 부활’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사법시험을) 로스쿨과 병행해 예외적으로 학력 제한 없이 법조인이 될 수 있는 길을 열겠다”고 밝혔다.
당시 대선 캠프 참모가 “이제 사시 출신 법조인보다 로스쿨 출신 법조인이 더 많아 ‘사시 부활’을 말하는 게 표에 도움이 안 된다”고 조언을 해도, 이 대통령의 의지가 강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 스스로 어려운 환경에서 사법시험을 통해 법조인이 된 만큼 그런 경험이 반영됐다는 게 당시 참모의 설명이었다. ‘사시 부활’은 로스쿨 온라인·야간 과정 추가와 함께 공약집에도 실렸다. 다만 이번 공약집엔 담기지 않았다.

2019년 6월 26일 오전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모임'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로스쿨 폐지와 사법시험 부활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여권에선 ‘사시 부활’이 쉽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무부가 사법시험 연장을 발표했지만, 반발이 커 결국 무산된 적이 있다”며 “연장에도 이렇게 반발이 큰데 사법시험을 다시 살려낸다고 하면 더 반발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로스쿨 제도가 시행(2009년)된 지 이제 너무 시간이 지나서 정착된 제도를 바꾸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사법시험의 당초 폐지 시점을 2017년에서 2021년으로 4년 유예하겠다고 2015년 밝혔다. 국회에서도 사법시험 폐지 유예 법안이 발의되며 유예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로스쿨생들이 집단으로 자퇴서를 제출하고, 변호사 단체도 반발하면서 결국 그 계획은 무산됐다. 그러면서 사법시험은 2017년을 끝으로 폐지됐다.
이 대통령도 반발 가능성을 의식한 듯 24일 발언에서 “(사법시험 부활 필요성에) 개인적으로 공감한다”면서도 “사회적 격론이 벌어질 일이라 쉽게 얘기를 못 하겠는데…”라고 했다. 여권 관계자는 “‘사시 부활’은 워낙 민감한 주제여서 다른 이슈까지 삼킬 수 있다. 논의가 본격화되는 건 별로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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