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까르띠에 최초의 손목시계 '산토스', 작아진 크기로 존재감 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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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띠에는 지난 4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시계 박람회 ‘워치스&원더스’에서 산토스 드 까르띠에(Santos de Cartier, 이하 산토스)의 새로운 ‘스몰 모델’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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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스 드 까르띠에 스몰 모델 옐로 골드 버전. © Julien Thomas Hamon 사진 까르띠에

산토스는 까르띠에 최초의 손목시계이자 탱크 워치와 함께 한 세기 넘게 사랑받아온 브랜드의 대표 컬렉션이다. 2018년 컬렉션 개편 이후 브랜드는 이 시계를 라지(39.8ⅹ47.5㎜)와 미디엄(35.1ⅹ41.9㎜) 두 가지 크기로 운영해왔으며, 올해 27ⅹ34.5㎜ 크기의 스몰 모델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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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스 드 까르띠에 스몰 모델을 착용한 미국 배우 세바스티안 스탄(Sebastian Stan). © Mathieu Rainaud 사진 까르띠에

‘산토스 드 까르띠에’ 스타일 고수
크기는 작아졌지만, 사각형 케이스, 스크루를 장식한 베젤, 쉽게 교체 가능한 통합형 브레이슬릿 등 기존 산토스 워치의 디자인 코드는 그대로 이어진다. 케이스 소재는 전체 스틸 또는 옐로 골드, 옐로 골드&스틸 콤비 세 가지로 구성되며, 다른 사이즈 버전과 마찬가지로 가죽 스트랩도 함께 제공된다. 단, 작아진 케이스 크기를 고려해 이번 스몰 모델에는 배터리로 구동하는 쿼츠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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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과 옐로 골드, 이 두 소재를 함께 사용한 콤비 스타 일까지 다양한 버전으로 출시된다. © Cartier © Valentin Abad 사진 까르띠에

사이즈 다양화 덕분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작은 시계를 선호하는 남성 고객, 특히 기존 모델이 너무 커서 착용이 어려웠던 여성 고객에게도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까르띠에 측은 이번 스몰 모델이 최초 모델의 크기(24.8ⅹ34.8㎜)를 반영해, 역사적으로 중요한 오리지널의 상징성과 전통을 계승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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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모두 착용가능한 산토스 드 까르띠에 스몰 모델. © Julien Thomas Hamon 사진 까르띠에


손목시계 혁명을 가져오다
산토스는 까르띠에뿐 아니라 손목시계 전체 역사에서 중요한 제품이다. 산토스 워치를 기점으로 현대 손목시계의 디자인이 정립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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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스 시계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 브라질 태생 비행사 알베르토 산토스-뒤몽. Cartier Archives © Cartier 사진 까르띠에

1904년, 브랜드 창립자의 손자인 루이 까르띠에는 브라질 출신 비행사이자 친구인 알베르토 산토스-뒤몽의 부탁으로 시계를 디자인했다. 뒤몽은 비행 조종 중에도 시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시계를 원했고, 이에 루이 까르띠에는 케이스와 스트랩을 연결하는 부품 ‘러그(lug)’를 케이스에 일체화한 구조를 고안했다. 이는 이후 등장한 손목시계 디자인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물론 산토스 이전에도 손목에 차는 시계는 존재했지만 대부분 회중시계에 끈을 달거나 팔찌 형태로 만든 여성용 장신구에 가까운 제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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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 산토스 시계의 스케치(1911). Archives Cartier © Cartier 사진 까르띠에

산토스는 가죽 스트랩을 최초로 사용하고, 금속을 고정하는 작은 부품인 스크루를 과감히 외부에 드러낸 시계였다. 이는 시계를 디자인한 20세기 초, 파리의 근대 건축 양식에서 영감을 받은 결과다. 케이스는 에펠탑 구조처럼 대칭과 간결함을 강조한 기하학적 디자인을 따르며, 정사각형 틀 안에 부드러운 곡선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까르띠에는 1909년 ‘디플로이언트’라 불리는 접이식 버클을 개발하고 이를 산토스 시계에 최초로 적용했다. 그 결과, 산토스는 ‘세계 최초의 현대식 손목시계’이자 ‘최초로 접이식 버클을 장착한 시계’라는 타이틀을 함께 갖게 됐다.

한 세기 이상 이어온 디자인
산토스는 1911년부터 대중에게 판매됐지만, 본격적인 인기를 얻은 건 1970년대 들어서다. 오데마 피게 로열 오크, 바쉐론 콘스탄틴 222 등 스틸 소재의 하이엔드 스포츠 시계가 유행하던 시기였다. 1978년, 까르띠에는 산토스를 스틸로 만들었고 스트랩 역시 가죽 대신 스틸 브레이슬릿으로 교체했다. 케이스 디자인에도 변화를 줬다. 특히 베젤의 장식을 기존 둥근 리벳 형태에서 일자형 스크루로 바꾸면서 시계의 인상이 한층 강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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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년에 만든 산토스 뒤몽 워치와 1978년에 제작된 산토스 워치. 사진 까르띠에 홈페이지

이후 산토스는 케이스 모서리를 부드럽게 다듬은 ‘산토스 갈베(Santos Galbée, 1987년)’와 탄생 100주년을 맞아 내놓은 ‘산토스 100(2004)’ 등으로 이어지며 꾸준히 진화했다. 참고로 현재 사용 중인 ‘산토스 드 까르띠에’란 이름은 2004년 산토스 100 컬렉션 출시를 계기로 처음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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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로 골드 버전과 골드와 스틸을 함께 사용한 버전. © Valentin Abad 사진 까르띠에


진화하는 아이콘
2018년, 까르띠에는 워치스&원더스의 전신인 SIHH에서 대대적으로 리뉴얼한 ‘산토스 드 까르띠에’ 컬렉션을 내놓는다. 스틸 브레이슬릿 산토스가 처음 등장한 지 정확히 40주년이 되는 시점이었다. 이 컬렉션은 로마숫자 인덱스, 철길 모양의 분 트랙, 블루 시곗바늘 등 브랜드가 만든 시계 고유의 요소를 유지하는 동시에 모서리를 다듬은 사각형 케이스와 일자형 스크루 장식 베젤로 산토스 특유의 미각을 계승했다. 특히 베젤과 브레이슬릿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해 전작인 산토스 갈베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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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놓인 제품이 산토스 드 까르띠에 라지 모델이다. © Julien Thomas Hamon 사진 까르띠에

스트랩 교체 시스템인 ‘퀵스위치’도 눈에 띈다. 별도의 도구 없이 손쉽게 가죽 스트랩과 금속 브레이슬릿을 바꿀 수 있는 장치다. 링크를 쉽게 빼고 더할 수 있어 착용자가 브레이슬릿의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링크’도 당시 새로 등장한 기술이다. 무브먼트는 까르띠에가 자체 제작 오토매틱 방식의 1847 MC이다. 100m 방수 기능과 1500가우스의 자기장 저항 성능도 갖춰 실용성 면에서도 부족함이 없다. ‘산토스 드 까르띠에 스몰 모델’은 이러한 역사와 기술을 바탕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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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에 따라 다른 느낌을 주는 산토스 드 까르띠에 스몰 모델. © Julien Thomas Hamon 사진 까르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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