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믿었던 군 수뇌부는 어떻게 계엄에 가담했을까[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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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종과 불복종
전계청 지음
플래닛미디어

꺼진 불도 다시 보게 됐다. 철석같이 믿었던 군 수뇌부는 어떻게 불법 계엄에 가담하게 된 걸까. 육사 생도(45기) 기간을 포함해 39년간 군에 몸담았던 저자는 '경황이 없어 잘 모르고 포고령에 서명했다'는 식의 육참총장 발언을 두고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했다. '경황이 없어' 불법성이 명확지 않을 때는 문민 통제의 원칙에 따라 우선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야 하는 것인가. 정당한 명령이 아닌 경우 불복종해야 하는 것 아닌가.
군대는 승리가 목표인 무력집단이다. 상명하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토 달기 어렵다. 강력한 위계질서는 공포와 불안을 잠재운다. 철학적 느낌의 제목처럼, 책은 자유·정의·양심 같은 챕터에서 본질적인 데를 건드린다.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 존 롤스 같은 이름이 나온다.
빌드업을 거쳐 도달한 핵심은 21세기 군대에서 복종은 당연히 중요하지만 맹목적 복종, 복종의 절대화는 안 된다는 것이다. 군인은 생각하는 시민이어야 한다. 작전 목적에 내적으로 공감해 자발적으로 복종할 때 성과도 좋았다는 2차 대전 이후 독일 군대의 경우를 소상하게 소개했다. 지휘관이 불복종을 두려워하는 것은 정당한 명령을 내릴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꼬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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