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칙칙한 현실에 낭만 더하는 ‘오페라 수다’[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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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곁의 아리아
백재은·장일범
그래도봄

“사랑하는 아빠, 자꾸 결혼 반대하시는데 계속 그러면 강물에 콱 가서 빠져 죽을 테야.”
어버이날 라디오 단골 신청곡의 가사가 아이러니하다. 오페라 ‘잔니 스키키’의 아리아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다. 실존 인물로 단테의 ‘신곡’에서 지옥에 떨어진 사기꾼의 이야기를 풍류와 낭만의 화신 푸치니가 아름다운 선율로 반전시켰다. 알고 보니 파우스트도 실존 인물이다. 흑마술로 사람들을 현혹하다 처참한 죽음을 맞은 사기꾼이 괴테의 소설에서 고뇌하는 박사가 되고, 구노의 오페라에서는 멋진 테너로 등장해 서정적인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른다.
오페라는 칙칙한 현실을 핑크빛으로 반전시킨다. 베르디 ‘아이다’도 탄생은 드라이하다. 수에즈 운하를 짓던 이집트 총독이 베르디에게 반해 6개월 만에 뚝딱 오페라하우스를 짓고 수에즈 운하의 개막 팡파르 같은 작품을 의뢰한 것. 하지만 개선 장군이 군사기밀을 술술 털어놓는 눈먼 사랑 이야기는 영 믿기 힘든 판타지다. 그래도 이 ‘오페라적 세계관’ 덕에 세상에 낭만이 있다.
아름다워서 더 멀게 느껴지는 오페라를 음악평론가 장일범과 성악가 백재은이 시시콜콜 수다로 풀었다. ‘마술피리’부터 ‘토스카’까지, 단순해 보이는 서사 이면에 흥미로운 드라마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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