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후 포즈를 취한 윤형빈. 사진 로드FC

코미디언 윤형빈(45)이 종합격투기 복귀전에서 묵직한 펀치 한 방을 앞세워 승리했다.

윤형빈은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국내 종합격투기 로드FC 대회 스페셜 이벤트 79㎏급 경기에서 유튜버 겸 격투기 선수 정만수(35·활동명 밴쯔)를 상대로 1라운드 1분42초 만에 파운딩에 의한 TKO승을 거뒀다. 구독자 수가 204만인 정만수는 중학교 3학년 때까지 유도 90㎏급 대전시 대표로 뛴 선수 출신이다.

경기 시작 후 탐색전을 펼치던 윤형빈은 밴쯔가 오른발 킥으로 견제하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묵직한 라이트 훅을 안면에 꽂았다. 윤형빈이 이날 경기에서 처음 뻗은 펀치였다. 펀치를 맞은 밴쯔는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고 링 바닥에 '대'(大)자로 뻗었다. 윤형빈은 빈틈을 놓치지 않고 밴쯔에 수 차례 파운딩했다. 결국 심판은 경기를 중단하고 윤형빈의 승리를 선언했다. 2005년 KBS 개그맨으로 데뷔한 윤형빈은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봉숭아 학당’ 코너에서 ‘왕비호’ 캐릭터로 큰 인기를 끌었다.

평소 체중 90㎏이 넘는 윤형빈은 11㎏ 이상을 빼기 위해 석 달 전부터 감량과 훈련 병행했다. 곽격한 훈련을 하다 앞니가 빠지기도 했다. 격투기 경력 10년이 넘는 윤형빈은 경기 준비가 익숙하다. 그가 케이지(격투기 링)에 처음 오른 건 개그맨으로 전성기를 달리던 2014년이다. 그는 당시 종합격투기 프로 데뷔전에서 츠쿠다 다카야(일본)를 TKO로 꺾어 실력을 입증했다. 이후 복싱, 레슬링 등 다양한 투기 종목에서 크고 작은 경기를 치렀다. 그는 격투기를 도전하는 이유에 대해 “나는 얼굴이 허연 데다 안경을 쓴다. 평범하게 생긴, 어디든 한두 명 있을 법한 ‘동네 형’ 외모다. 원래 근육질 몸도 아니다”라며 “나 같은 ‘평범남’도 이를 악물고 싸워 이겨서 세상의 많은 평범한 사람에게 힘과 용기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윤형빈은 "너무 이기고 싶었는데 그 염원이 닿은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경기 직후 다음 도전자가 등장했다. 트로트 가수 겸 격투기 선수인 이대원(34)이다. 이대원은 "윤형빈 선배에게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경기장엔 윤형빈의 연예인 동료들이 관중석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방송인 하하를 비롯해 코미디언 동료 변기수, 이광섭, 김시덕 등이 윤형빈에게 응원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