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국정 과제를 담은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이 연방 상원에서 절차 표결을 통과하며 본격적인 입법 절차에 돌입했다.

미 상원은 28일(현지시간) 밤 워싱턴DC 의사당에서 해당 법안의 상정 여부를 묻는 절차 표결을 실시한 결과, 찬성 51표, 반대 49표로 가결됐다. 100석 중 53석을 보유한 공화당이 다수당인 가운데, 민주당 소속 의원 전원과 공화당 일부 이탈표가 반대표에 가세했으나 공화당 지도부의 내부 설득으로 찬성 우위가 유지됐다.

이번 절차 표결은 법안을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할지를 결정하는 첫 단계로, 법안 심사와 통과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대규모 감세·복지 축소 등 포함…트럼프 공약 총망라

이번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공약과 1기 행정부 당시 정책들을 총망라한 포괄 입법안이다. 주요 내용으로는 개인·법인세 인하, 자녀세액공제 확대 등 2017년 시행 후 올해 말 종료 예정인 감세 조치들의 연장이 포함됐다. 또 팁 소득과 초과근무수당 면세, 신생아 예금 계좌 제공 등도 담겼다.

이 밖에 청정에너지 세액공제 폐지, 전기차 세액 공제 종료, 불법이민 단속 강화 예산 확대, 메디케이드 등 복지 지출 삭감, 연방정부 부채한도 5조 달러 상향 등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가 반영됐다.

해당 법안은 지난달 하원을 이미 통과했으며, 상원에서는 일부 조항이 수정된 상태다. 최종 본회의 통과 후 하원에서 재심의를 거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공화당 압박…“7월 4일까지 법안 처리하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 법안을 통과시켜 자신이 서명할 수 있도록 하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그는 지난 24일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통해 “상원 동료들은 집에 가지 말고 이번 주 안에 일을 마무리하라”고 촉구했다.

28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 “공화당은 부패하고 무능한 민주당과 싸우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법안 처리를 독려했다.

머스크 “법안은 미친 짓…일자리 수백만개 파괴”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정책 파트너였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법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머스크는 이날 엑스(X·구 트위터)에 “이 법안은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파괴하고 미국에 심각한 전략적 피해를 입힐 것”이라며 “완전히 미친 짓이자 파괴적인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특히 청정에너지 세제 혜택 폐지와 전기차 지원 종료 등에 대해 강한 반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전기차 외에도 에너지 저장장치(ESS) 및 태양광 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상원 내 이견 여전…법안 최종 처리까지 난항 예상

법안이 상원 첫 절차를 넘긴 가운데, 향후 본회의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대규모 감세로 인한 재정 수입 감소와 복지 축소 문제로 민주당의 전면 반대가 이어지고 있으며, 공화당 내 일부 반발도 감지된다.

전문가들은 본회의 논의 과정에서 조항 일부가 조정될 가능성이 크며, 수정될 경우 다시 하원 표결 절차를 밟아야 하는 만큼 최종 법안 처리까지는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