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그래도 역시 오징어 게임

본문

17512142076611.jpg

‘오징어 게임 시즌3’는 끝내 프론트맨(이병헌)을 막지 못하고 비극적 죽음을 맞이한 성기훈(이정재)의 이야기를 그렸다. [사진 넷플릭스]

넷플릭스 글로벌 히트작 ‘오징어 게임 시즌3’(이하 시즌3)이 공개 하루 만에 넷플릭스 시청률 글로벌 1위를 차지했다. 29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순위 집계 플랫폼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시즌3은 전날 기준으로 넷플릭스 프로그램 부문 세계 1위, 플릭스패트롤이 순위를 집계하는 93개국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시즌3의 스토리 전개에 대한 호불호는 갈리지만, ‘오징어 게임’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글로벌 신뢰와 기대감은 여전하다는 방증이다.

‘오징어 게임’은 27일 공개된 시리즈의 마지막편 시즌3에서 성기훈(이정재)의 비극적 결말로 끝을 맺었다. 이 마무리에 대해 황동혁 감독은 29일 공개된 골든글로브 투표인단과의 기자회견에서 “막연하게 시즌2·3을 생각하기 시작했을 때는 지금과 엔딩이 달랐지만, 본격적으로 성기훈(이정재) 등의 캐릭터를 따라가다보니 ‘이렇게 끝나면 안 되겠구나’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3는 경제적·정치적으로 갈수록 힘든 이 세상에서 과연 우리가 인간성을 지키고, 믿고,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라며 억지로 해피엔딩을 만들고 싶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성기훈의 충격적인 죽음, 그리고 ‘오징어 게임’이 세계 곳곳에서 계속됨을 암시한 결말은 국내외 시청자들로부터 극찬과 실망으로 갈린 반응을 부르고 있다. 미국 비평사이트 로튼토마토에 따르면 평론가지수 83%를 기록 중이며, 일반인 시청지수는 52%로 평론가보다 낮은 점수에 머물렀다. 틴 보그는 “우리가 애정했던 캐릭터뿐 아니라 미워했던 캐릭터까지 대부분 죽음을 맞이한다. 조현주를 연기한 박성훈과 이명기 역의 임시완은 인간 내면의 선과 악을 상징적으로 보여줘 눈에 띈다”고 짚었다. 뉴욕 매거진은 “작품의 진짜 의미는 이야기 밖에 있다. 자본주의 사회를 향한 날선 비판을 그렸다”고 리뷰했다.

반면 일부 매체들은 “잔혹함은 여전하지만, 세계관 확장과 캐릭터 서사 깊이는 아쉽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시각적 충격은 있으나 처음부터 예견된 인간의 어두운 본성 이상의 새로운 메시지를 담진 못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차라리 솔직한 허무주의거나 연민을 이끌어내는 고전적 멜로였다면 이야기에 무게가 실렸을 것이다. 그런 깊이가 없어 얼마나 사람이 죽어갔는지만 기억할 뿐”이라고 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잔혹함은 더 심해지고, 풍자는 점점 사라져간다. 예전만큼 날카롭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극명하게 나뉜 반응에도 불구하고 시즌3은 공개과 동시에 93개국에서 시청률 1위에 오르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시즌3에 대한 평가는 작품 자체보다 기대치에서 비롯된다. 시즌1이 만들어낸 강력한 파급력이 시즌3까지 이끌어온 동력”이라며 “일부 인물 서사가 완벽하게 정리되지 않은 부분이 있으나, 시리즈 전체 흐름을 마무리하는 완주의 개념으론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2021년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1’은 22억 누적 시청 시간을 돌파하며 역대 넷플릭스 콘텐트 전체 1위를 지키고 있다. 황 감독은 여러 인터뷰에서 시즌3이 시리즈의 끝이라면서도 “여운이 있는 결론”이라고 스핀오프 가능성을 열어뒀다. 시즌3 ‘딱지녀’ 케이트 블란쳇의 등장은 미국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3,613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