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머스크, 신당 구체화? "미친 감세법안 통과되면 다음날 창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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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 법안이 상원 표결을 앞둔 가운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법안이 통과되면 다음 날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감세 법안에 대해 강한 반대 입장을 표명해 온 머스크가 나름의 '초강수'를 던진 셈이다.
머스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감세 법안을 가리키며 "이 미친 지출 법안이 통과되면 다음날 신당이 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달 초 X에 "중도 80%를 대변할 정당을 만들어야 할 때가 아닐까"라는 글을 게시하며 'The American Party'라는 당명까지 거론한 바 있는데, 구체적인 창당 시점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머스크는 이날 "사상 최대 폭의 재정 적자 증가를 찬성하는 의원들은 목을 매달아야 한다"며 거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머스크는 그간 감세법안이 자신이 DOGE(정부효율부)에서 이룬 업적을 깎아먹을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반대해 왔다.
미국 상원은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법안인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에 대한 '보트-어-라마'(vote-a-rama)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본격적인 법안 표결에 앞서 의원들이 수정안을 무제한 제출하고 표결에 부치는 절차로, 상원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하원으로 돌아가 심의를 거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독립기념일인 오는 4일까지 법안을 통과시키라며 압박하고 있다.

지난 5월 30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회견 중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머스크, 사업 천재지만 정치에서는 '글쎄'"
미 정치권과 언론에서는 머스크가 '제3의 정당'을 창당할 가능성이 낮거나, 창당하더라도 영향력이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머스크가 의회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 그의 의견이 법안 통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많은 유권자들이 정치에 대해 환멸을 느끼고 있고, 머스크가 자본력이 엄청나다는 점에서 일부 공화당원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신문은 "머스크는 미국의 양당 체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오해하고 있다"며 "수년에 걸쳐 여러 정치인과 전략가들이 '합리적인 중도'에 대해 이야기해 왔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머스크가 제3의 정당에 대해 언급한 것은 그저 생각에 불과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머스크가 정부효율부를 이끈 경험을 통해 정치 무대에서 한계를 이미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WP는 "머스크가 DOGE에서 겪은 경험만으로도 그의 향후 입법 및 선거에서의 정치적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기에 충분하다"며 "그는 조급하고, 정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그 결과 원대한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비판했다.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공화당)도 WP에 "머스크는 사업 천재다. 그의 스페이스X 로켓 회사는 미국이 중국과의 우주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필수적"이라면서도 "거물 기업인들은 대통령이 된 적이 없다"고 하면서 머스크가 사업에서만큼 정치에서까지 성공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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