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0년간 누워 지내던 11살 연우, 3명 살리고 천사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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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난 11살 김연우군. 뇌수술 이후 10년간 누워 지내면서 세상과 소통했다.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10년간 누워서 세상과 소통하던 11살 어린이가 3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천사가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5월 24일 김연우 군이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을 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2일 밝혔다. 2014년 5월 외동아들로 태어난 김군은 출생 후 얼마 되지 않아 이마와 얼굴 한쪽이 움직이지 않는 이상 증세가 나타났다. 너무 어린 시기라 수술을 기다리던 중, 반대쪽 얼굴마저 마비가 오면서 응급 뇌수술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생후 60일 만이었다.

수술 이후 김군은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채 누워서 생활해야만 했다. 제대로 먹지도, 웃지도 못 하는 상황에서도 삶의 의지를 놓지 않았다. 하지만 2019년 심정지가 오면서 또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뇌 기능이 저하되고 장기도 점점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가족들은 고민 끝에 뇌사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그렇게 심장과 양측 신장은 절실히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나뉘며 3명을 살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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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장기기증으로 3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난 11살 김연우군. 뇌수술 이후 10년간 누워 지내면서 세상과 소통했다. 사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김군 가족들은 "기증이 잘 진행돼 연우가 그동안 못했던 것들을 다른 아이로 인해 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면서 "연우가 다른 누군가의 몸에서라도 맛있는 것도 먹고,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며 행복한 삶을 살길 원했다"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아픈 아이를 오래 키우다 보니 아픈 자식을 돌보는 마음을 잘 알고 있기에 수혜자와 그 가족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지내면 좋겠다"는 희망과 함께다.

"연우야, 엄마 아빠의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맙고, 이 세상에 오기까지 고생 많았어. 우리 나중에 다시 만나면 하지 못했던 것들 다시 하자." 김군 어머니가 눈물과 함께 아들에게 보낸 작별인사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어린이의 기증으로 마음 한편이 무겁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는 사회적 환경과 의료 복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증을 결정해준 연우 군 부모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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