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부모 집 비운 사이 어린 자매 화마 덮쳐...“전기적 요인 발화 가능성 추정”
-
3회 연결
본문

지난 2일 오후 10시 58분쯤 부산 기장군 기장읍 한 아파트 6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사진 부산소방재난본부
부산에서 9일 만에 또 다시 부모가 자리를 비운 자택에서 어린 자매가 화재로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3일 경찰·소방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58분쯤 부산시 기장군 기장읍 한 아파트 6층에서 불이 났다. 화재발생 경고방송이 울려 현장을 확인한 아파트 관리소장이 검은 연기를 목격하고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화재 현장에 도착한 소방 구조대가 집 문을 열고 들어가 의식을 잃은 8살·6살 자매를 발견했다. 소방당국은 각각 현관 입구 중문 앞과 거실 베란다 앞에 쓰러져 있던 두 자매를 구조,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당시 숨진 두 자매의 부모는 아이들을 재우고 집을 비워, 불이 나기 20여분 전부턴 아이들만 집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부모는 아파트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화재로 이 아파트에 사는 주민 100여명이 대피했다. 불은 35분 만에 꺼졌지만 아파트 내부 84㎡ 대부분이 불에 타거나 그을려 2800여만원(소방 추산)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거실과 베란다 앞 쪽이 심하게 불에 탔다.
2007년 3월 준공돼 150여 가구가 사는 이 아파트는 지하 1층, 지상 13층 규모로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진 않았다.

지난 2일 오후 10시 58분쯤 부산 기장군 기장읍 한 아파트 6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사진 부산소방재난본부
경찰과 소방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이날 오전 10시부터 합동 감식을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명확한 화재 원인은 나오지 않았지만, 화재 초기 현장을 살핀 경찰·소방은 전기적 요인으로 불이 났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는 불이 나기 2시간 30여분 전부터 정전 신고가 다수 접수됐다고 한다.
앞서 지난달 24일 오전 4시15분쯤에도 부산진구 개금동의 한 아파트 4층에서도 불이 나 10살 언니가 사망했고, 중태에 빠져 치료를 받던 7살 동생도 하루 만에 숨을 거뒀다.
이때도 집에 부모가 없었다. 숨진 이들 자매 부모가 건물 청소 일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서고 약 15분 뒤 화재가 발생했다. 거실에서 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은 집 내부를 태우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에 의해 20여분 만에 꺼졌다.
경찰과 소방은 컴퓨터 등 전자기기 전원선이 많이 연결된 거실 콘센트 부위에서 전기적 원인으로 불이 나 확산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