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전에서 1회 3루타를 때려내는 이정후.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활약 중인 외야수 이정후(27)가 3안타를 몰아치며 부활의 기지개를 켰다.

이정후는 3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 경기에 샌프란시스코의 5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1·2·3루타를 골고루 때려내며 홈런 빠진 사이클링 히트로 소속팀의 6-5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다. 시즌 타율은 0.240에서 0.246(313타수 77안타)로 올랐다.

최근 4경기에서 14타수 연속 무안타의 부진을 겪던 이정후가 안타를 기록한 건 지난달 27일 마이애미 말린스전(4타수 1안타) 이후 5경기만이다.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는 지난달 5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3타수 2안타)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1회 우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장타를 때려낸 뒤 3루까지 질주한 이정후. AP=연합뉴스

이정후는 팀이 1-0으로 앞선 1회 2사 1루에서 처음 타석에 섰다. 애리조나 선발 메릴 켈리의 초구 시속 148㎞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1타점 3루타를 때려냈다.

2-0으로 앞선 4회 두 번째 타석에선 2루타를 추가했다. 선두 타자로 나와 켈리의 6구째 체인지업을 공략해 우중간을 가르는 장타를 때려낸 뒤 바람처럼 질주해 2루 베이스를 밟았다. 다만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진 못 했다.

6회 세 번째 타석을 우익수 플라이로 마친 이정후는 3-2로 스코어가 좁혀진 8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내야 안타로 세 번째 출루했다. 이후 팀 동료 루이스 마토스의 볼넷과 패트릭 베일리의 적시타를 묶어 홈을 밟았다. 9회 마지막 타석은 외야 플라이로 마쳤다.

이정후는 홈런 빠진 사이클링 히트로 부활을 예고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정후는 지난 4월 26경기에서 타율 0.324를 찍으며 내셔널리그 정상급 타격 실력을 뽐냈다. 하지만 5월 월간 타율 0.231로 주춤하더니 6월엔 0.143에 그치며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붙박이로 뛰던 3번을 벗어나 타순을 이리저리 바꿔봤지만 이렇다 할 효험을 보지 못 했다.

다행히도 지난 2일 하루를 쉬고 돌아온 뒤 심기일전해 3안타를 때려내며 부활을 예고했다. 과거 SK 와이번스(SSG 랜더스의 전신)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무대를 경험한 바 있는 켈리와의 맞대결에서도 고타율 행진을 이어갔다. KBO리그 시절 타율 0.467(15타수 7안타)를 기록한 데이어 MLB에서도 이날 3타수 2안타 포함 0.500(6타수 3안타)을 마크 중이다.

이정후는 KBO리그 출신 메릴 켈리를 상대로 MLB 무대에서 0.500의 고타율을 기록 중이다. AP=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는 한 점 차 승리로 최근 4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5-5 동점으로 맞이한 연장 10회초 승부치기에서 2루 주자로 나선 이정후가 엘리엇 라모스의 내야 안타와 베일리의 희생 플라이를 묶어 홈을 밟으며 결승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시즌 46승(41패)째를 거둔 샌프란시스코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를 유지했다.

한편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의 김혜성도 멀티 출루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9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 1도루를 기록했다. 5-4로 승리한 다저스는 시즌 전적 55승32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굳건히 했다.

LA 다저스의 김혜성은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멀티 출루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