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재명 정부 첫 달 ‘한은 마통’ 18조원 썼다…기재부 "확장 재정과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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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첫 달에 새 정부는 한국은행에서 18조원 가까운 돈을 ‘급전’으로 빌렸다.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의원에게 한은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6월 한 달 동안 한은으로부터 17조9000억원을 차입했다. 대정부 일시 대출 제도를 활용해서다. 정부 지출(세출)과 수입(세입) 간 시차가 있을 때 한은이 한시적으로 돈을 빌려주는 제도로, 흔히 정부의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 대출)’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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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위치한 한국은행 전경. 연합뉴스

정부는 올해 4월 말 남아있던 대출 55조원은 모두 갚았고, 5월엔 추가 대출이 없었다. 6월 말 대출 잔액 17조9000억원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새로 빌린 돈이다. ‘확장 재정’ 신호탄이란 해석을 두고 기획재정부 측은 “현 정부의 재정 기조와는 무관하다. 6월은 통상적으로 세입이 적은 달로 매년 일시 차입금을 사용했고, 7월 이후 상환할 계획”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전 정부 첫 달과 비교해 차입 규모는 큰 편이다. 한은 경제통계시스템(ECOS)을 보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취임 첫 달(2017년 5월)에 정부가 추가로 받은 일시 대출금은 ‘0원’이었고, 그해 7월까지 유지됐다. 윤석열 정부의 첫 달(2022년 5월) 일시 차입금은 7조원이었다.

정부가 이른바 한은의 ‘마통’을 많이 사용할수록, 정부가 쓸 돈에 비해 들어오는 세금이 부족한 상황이 잦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해 7월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이던 시절 정성호 의원(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은 “정부가 돈을 빌려달라고 해서 무조건 빌려줘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정부 당시 한은의 일시 대출을 강하게 비판하던 민주당이 정권을 잡자마자 18조원을 꺼내 쓴 것은 무책임하다”며 “이재명 정부가 퍼주기식 확장 재정으로 나라 곳간을 거덜 내지 않도록 감시하고 견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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