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국민들 좀 참을 줄 알아야"…러브버그 습격에 계양구청장 이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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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인천 계양구 계양산 정상을 점령한 러브버그 사체들. 사진 블로그·인스타그램 캡처
최근 인천 계양구 계양산 등지에 대량 출몰한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와 관련해 윤환 계양구청장이 “익충이라 강력 대응하기 어렵다”며 “국민들이 참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 구청장은 지난 2일 계양구청에서 열린 취임 3주년 간담회 중 “올해 돌발적으로 발생한 상황이라 대응에 한계가 있다”며 “민원을 많이 받다 보니 러브버그의 ‘러’자만 나와도 잠을 못 잤다”고 했다.
윤 구청장은 “계양산이 서식 환경이 굉장히 좋아서 러브버그가 모여 살고 있는 것 같다”며 “해충이면 살균 작업을 하는데 익충이고 토양을 좋게 하는 기능을 해서 강력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부분들은 약간 우리 국민들이 좀 참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방제 작업을 해서 전멸시켰다면 환경 단체에서 엄청난 항의가 들어왔을 것”이라고 했다.
윤 구청장은 “러브버그가 피해를 주지 않는 곤충이기 때문에 그렇게(방제) 하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고 본다”며 “다만 시민들이 불편하거나 냄새나지 않게 잘하는 게 지자체 역할”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계양구청 공원녹지과 산림보호팀 관계자들이 계양산에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계양구에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러브버그 관련 민원 359건이 접수됐다. 특히 같은 달 28일부터 계양산 산책로를 새까맣게 뒤덮은 러브버그의 모습이 소셜미디어(SNS) 등에 올라오며 하루 수십건의 민원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
영상에는 등산로마다 러브버그가 빼곡하게 붙어 있고 정상 부근에서 셀 수 없이 날아다니는 모습이 담겼다. 산에 설치된 데크 계단과 쉼터에는 러브버그 사체가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까맣게 쌓여 있었다.
하지만 과도한 방역은 생태계 교란을 일으킬 수 있어 적극적인 대응이 어려운 실정이다. 우선 구청은 민원이 집중된 계양산 일대를 중심으로 에어건 살포와 물청소 등으로 사체 제거 작업을 진행했다. 또 벌레가 달라붙으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 ‘끈끈이 트랩’을 정상 곳곳에 설치하는 등 방제 작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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