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3일 서울 종로구 삼부토건이 입주한 빌딩에서 압수수색을 마친뒤 압수품이 담긴 박스를 차량에 싣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수사를 개시한 지 하루만에 ‘1호 수사’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특검은 3일 오전 8시30분부터 서울 종로구 삼부토건 본사 등 13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문홍주 특검보는 이날 “삼부토건·디와이디 등 회사 6곳과 관련 피의자 주거지 7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삼부토건 등의 회사 서버와 PC·태블릿·USB·휴대전화에서 2022년 7월 이후 생성된 전자문서 등을 압수했다.

영장에는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 5명과 삼부토건·디와이디·웰바이오텍 등 3개 법인이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금지 위반 피의자로 적시됐다.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과 이일준 현 삼부토건 회장, 주가조작 의혹 당시 공동 대표였던 이모·정모 전 대표이사, 이후 대표직을 이어받은 신모 전 대표이사 등이다. 디와이디는 삼부토건의 대주주, 웰바이오텍은 삼부토건과 함께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불린 회사다.

특검은 삼부토건이 2023년 5월 윤석열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정상회담 이후부터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할 의사나 능력도 없으면서 해외 기업들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인위적으로 주가를 띄웠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삼부토건 대주주 및 경영진들은 수백억원대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압수 자료를 바탕으로 김 여사가 이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을 전망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여사 계좌를 관리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삼부토건과 김 여사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는지도 규명할 방침이다. 이 전 대표는 2023년 5월 14일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멋쟁해병’에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글을 올려 주가 상승을 사전에 계획했거나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별도로 특검팀은 김 여사의 샤넬백 청탁 의혹과 관련 수행비서인 유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검찰 압수수색 도중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데 대해 증거인멸 혐의로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