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논 대신 돈 되는 밭"…경북 3대 평야서도 '이모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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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3대 평야' 중 한 곳인 경북 경주 안강지구에서 콩 재배가 이뤄지고 있는 모습. 사진 경북도

모내기를 마치고 한창 벼 이삭이 올라와야 할 시기인 7월. 이른바 ‘경북 3대 평야’라고 불리는 경주 안강과 상주 함창, 의성 안계 등 일부 농경지에는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벼 대신 콩이나 옥수수가 자라는 모습이었다.

고령으로 더는 농사를 짓기 어려운 어르신들이 농지를 내어주고 전문화된 영농법인이 대신 벼 대신 다른 작물을 심어 이모작을 하는 ‘공동영농’이 확산하고 있다. 일부 시범지구에서 소규모로 이뤄지던 공동영농이 빠르게 지역 곳곳으로 퍼지면서 이제 ‘경북 3대 평야’에까지 정착하게 됐다.

이모작 전환하면 ‘농가 소득 2배’

1년에 한 번 농사 짓는 벼농사와 달리 여름철에는 콩이나 옥수수을 심고, 겨울에는 양파, 감자 등을 심으면 이모작이 가능해진다. 참여 농가들로 구성된 법인에서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농지에서 대형 농기계로 이모작을 지어 소득을 다시 농가에 배당하는 공동영농은 경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농업대전환’ 정책의 핵심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30일 경주 안강지구에서는 경북형 공동영농 발대식이 열렸다. 경주 안강지구는 65㏊, 26호의 농가가 참여해 여름철에는 벼 대신 콩과 옥수수를 심고 겨울에는 다른 작물을 재배한다. 덕분에 벼 농사를 지을 때보다 이모작 공동영농으로 2배 정도 높은 소득이 기대된다. 벼농사를 하면 연간 4억5800만원의 소득을 내는 반면 이모작을 하게 되면 8억8100만원 소득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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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경북 3대 평야' 중 한 곳인 경북 경주 안강지구에서 경북형 공동영농 발대식이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가장 먼저 공동영농을 추진했던 문경시 영순지구도 벼 대신 콩, 양파, 감자 등을 생산해 총 48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에 법인은 인건비·경영비 등을 제외한 법인수익 23억원을 농가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각 농가는 배당금으로 3.3㎡당 3500원을 받았다. 이에 더해 영농참여로 받은 인건비까지 더해 각 농가는 3.3㎡당 평균 4700원의 소득을 올렸다. 농가가 직접 벼농사를 지으면 3.3㎡당 2350원 정도 소득을 올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모작 공동영농을 통해 농가 소득이 2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경북의 3대 대표 평야 중 하나인 경주 안강평야를 시작으로 의성 안계평야 등으로 현장 발대식을 이어갈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22개 시·군과 함께 적극적으로 대상지를 발굴하고 연말 평가를 통해 우수한 시·군에는 상 사업비도 아낌없이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경북 전체로 확산 중인 공동영농

앞서 경북도는 2023년부터 주주형 이모작 공동영농을 추진해 왔다. 첫해 시범사업 이후 현재까지 21곳으로 공동영농을 하는 곳이 확대됐다. 올해에도 상반기에만 530㏊가 벼에서 다른 작물로 전환됐다.

특히 경주는 공동영농에 선도적으로 나서 지난해 외동지구, 올해도 안강지구를 포함한 4개의 지구가 추가로 참여해 여름철에는 벼 대신 콩, 옥수수 등 다른 작물로 전환하고 겨울철에는 보리, 밀 등을 심는 이모작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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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23일 경북 문경시 영순면 공동영농단지에서 ‘경북 농업대전환 공동영농 성과 보고회’가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농민들과 함께 수확한 양파를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의성 또한 2개 지구(단밀·안계)에서 청년들이 주축이 돼 참여 농가들의 농지를 모아 벼 대신 다른 작물을 파종해 이모작 단지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상주 함창지구(102㏊, 51호)는 이달 말, 지난해 이모작 공동영농으로 얻은 수익금을 정산해 참여 농가에 배당소득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주주형 공동영농’이라는 발상의 전환으로 시작한 농업대전환이 경북의 3대 평야를 바꾸고 경북 농업을 확 바꿔가고 있다”며 “정부도 인정한 공동영농,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우리 농촌이 처한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을 실현하기 위한 전략으로 경북형 공동영농이 대한민국의 표준모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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