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구 맨홀에서 실종된 인부 A씨(52)가 25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7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49분쯤 인천 굴포천 하수종말처리장에서 A씨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연합뉴스

인천 계양구 맨홀에서 실종된 인부 A씨(52)가 25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7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49분쯤 인천 굴포천 하수종말처리장에서 A씨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A씨가 최초 실종된 위치에서 약 1㎞ 떨어진 곳이다.

앞서 소방은 전날 오전 9시22분쯤 인천 계양구 병방동 한 맨홀에 A씨가 빠졌다는 신고를 받고 수색 작업을 이어왔다. 소방본부는 전날 인천특수대응단의 수중 드론을 투입했고, 이날 수중 로봇을 투입해 A씨를 수색할 예정이었다.

소방당국 등은 A씨가 발견되기 전까지 전체 하수관로 약 1㎞ 중 실종 지점 인근 400m가량을 이미 수색 완료한 상태였다. 해당 하수관로가 최종 방류되는 굴포천 하수처리장에서도 수색했다. 이동훈 계양소방서 119재난대응과장은 이날 현장 브리핑에서 “A씨가 신고 접수 지점과 1㎞ 떨어진 지점에서 산소마스크 등 안전 장비 없이 가슴 장화를 착용한 상태로 발견됐다”며 “하수관로 아래로 물이 흐르고 부유물이 1m가량 쌓여있어 수색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A씨 등이 인천환경공단이 발주한 ‘맨홀 GIS(지리정보시스템) 데이터베이스 구축용역’ 작업을 하던 중 발생했다. A씨 등은 맨홀 아래에서 오·폐수 관로 현황 등을 조사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A씨 등이 맨홀에서 일산화탄소 등 유독가스에 질식한 것으로 추정하고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소방은 사건 경위 파악 등을 위해 경찰과 합동 감식을 할 예정이다.

6일 인천 계양구 한 도로 맨홀 안에서 실종된 작업자를 수색하기 위해 계양소방서 119구조대가 맨홀 안에 투입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등은 인천환경공단과 도급 계약 관계에 있는 업체 등에 대해서도 조사할 방침이다. 사고를 당한 노동자들이 ‘삼중 하청’ 구조에서 제대로 된 안전 조치를 받지 못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인천환경공단은 지난 4월 한국케이지티컨설턴트에 관련 용역 계약을 했다. 이후 케이지티컨설턴트는 ㈜제이테크와 하청 계약을, 제이테크는 LS산업과 재하청 계약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용역업체 반장을 제외한 4명의 직원은 당일 모집된 일용직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용역업체 등이 정상적인 과정으로 계약됐는지 수사할 것”이라며 “과실치사 혐의 적용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중부지방고용노동청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원청을 비롯한 계약 관계에 있는 사업장 등을 수사할 이라고 밝혔다.

또한 제이테크가 전날 작업 과정에서 발주처인 인천환경공단으로부터 별도의 작업 허가도 받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인천환경공단 관계자는 “정상 절차대로면 발주처와 협의 후 작업허가서를 작성하고 감독 입회하에 작업해야 한다”며 “(6일) 작업을 진행한다는 것을 사전에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케이지티컨설턴트 관계자는 “재하청을 한 것에 대해 인천환경공단에 공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일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B씨(48)는 현재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고 있다.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호흡을 되찾았다고 한다. 현재 의식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