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정은, '김일성 31주기' 금수산 참배…당 창건 80주년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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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김일성 주석 사망 31주기인 8일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이날 0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일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사망 31주기를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 북한은 최근 김정은의 리더십 공고화를 위해 선대 지우기 작업에 골몰해왔는데, 선택적으로 선대 띄우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노동당 창건 80주년(10월 10일), 연말 9차 당대회와 같은 굵직한 행사를 앞두고 ‘백두 혈통‘의 정통성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8일자 1면에 김정은이 김일성 사망일(1994년 7월 8일)인 이날 0시에 맞춰 간부들을 이끌고 평양의 금수산 태양궁전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이 김일성·김정일의 동상 앞에서 "가장 경건한 영생 축원의 인사를 삼가올렸다"면서다.

이 자리에는 박태성 내각 총리와 최용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선희 외무상 등이 배석했다. 신문은 김일성·김정일 동상이 아닌 김정은을 중심으로 한 북한 지도부의 참배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금수산은 김정은 일가의 우상화를 위한 상징적인 장소로 꼽힌다. 김정은은 올해 2월 16일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에도 금수산을 참배했는데, 5개월 만에 같은 장소를 찾았다. 김정은이 김정일의 생일에 금수산을 찾은 건 2021년 이후 4년 만이었다.

김정은은 실권을 잡은 2012년 이후 김일성·김정일의 사망 주기는 대체로 매년 챙겨왔다. 다만 김일성의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에는 올해까지 3년 연속, 김정일의 생일은 2022~2024년 금수산 참배를 하지 않았다. 관영 매체들의 용어 역시 우상화 용어인 ‘태양절’, ‘광명성절’을 쓰지 않았다가 다시 쓰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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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1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년만에 '광명성절'(김정일 생일, 2.16일)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방문했을 때 북한 매체들이 공개한 사진. 연합뉴스

이는 김정은이 선대와 차별화를 통해 홀로 서기에 나서며 무리하게 속도를 내온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김정은은 선대에서 추구해온 통일, 민족 개념을 폐기하고, 주체 연호를 쓰지 않거나 김정은의 독자 배지를 제작해 간부들에게 착용하게 했다.

그러나 급격한 선대 지우기에 따른 민심 동요를 의식해 속도 조절을 하는 양상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근 딸 주애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김씨 일가를 상징하는 백두 혈통의 지속적인 우상화 작업도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올해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행사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은 정주년(5년,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인 올해 80주년 행사에 의미를 부여하며 연초부터 공을 들이고 있다.

당 창건 80주년 기념 행사엔 중국과 러시아 등 우방국들의 고위 인사를 초청해 김정은 체제의 건재함과 정통성을 대내외에 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러와의 역사적 우호관계 등을 부각하려면 역시 선대의 업적을 계승하는 행보를 보여줄 필요가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당 창건 행사와 같은 중요한 이벤트를 앞두고 선대와 연관된 행사를 선택적으로 활용해 김정은의 권력 기반을 다지는 계기로 활용하려는 의도"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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