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동남아 된 서울…36도 폭염에 소나기까지, 체감온도는 더 높다

본문

17519447955863.jpg

서울 지역에 올해 첫 폭염경보가 발효된 7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이 습기가 가득한 박무로 덮여 있다. 연합뉴스

"동남아에 온 기분이에요. "

8일 오전 9시, 서울 을지로 부근 직장인 정모(35)씨는 덥고 습한 날씨에 아침부터 땀을 흘리며 출근했면서 이렇게 말했다. 같은 시간 서울 기상관측소(종로구 송월동)는 기온 31.1도, 습도 72%를 기록했다. 정씨는 "짧은 거리를 걸었는데도 땀방울이 금세 맺혔다"며 "서울인지 동남아인지 헷갈린다"고 했다.

기상청은 이날 수도권 낮 최고기온이 37도(서울 36도)까지 오른다고 예보했다. 충청과 강원 영서, 남부 내륙도 낮 기온이 35~36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습도도 높아 체감온도는 더 높다. 서울은 전날 밤 열대야에 습도마저 80%를 넘기며 불면의 밤을 겪었다.

습도는 낮에 다소 내려가는 듯하다 저녁부터 밤사이 전국 곳곳에 소나기가 내려며 다시 오를 전망이다. 기상청은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청·호남·영남 내륙에 5~40㎜의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인천과 경기 남부는 60㎜ 이상 많은 비가 내리며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낮에 기온이 올라 대기가 불안정해지고 (비구름이 잘 생기는) 지형적 효과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소나기가 쏟아지는 형태"라고 설명했다.

17519447957931.jpg

서울 지역에 올해 첫 폭염경보가 발효된 7일 20시 경 서울 남산에서 열화상 카메라 모듈로 촬영한 도심의 모습. 온도가 높은 곳은 붉게, 낮은 곳은 푸르게 표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현재 백두대간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동풍이 산맥을 넘으며 뜨거워진 상태로 서쪽에 도달한 영향이다. 이로 인해 서쪽 지역 대부분은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습도도 높은 탓에 체감온도는 1~2도 더 높다.

동해안 폭염 특보 해제…동풍 영향 10일까지

반면, 극심한 폭염에 시달리던 백두대간 동쪽은 동풍의 영향으로 기온이 2~3도가량 내려가며 열기가 다소 진정됐다. 기상청은 동쪽 지방에 내려진 폭염경보를 폭염주의보로 하향 조정한 데 이어, 오전 10시를 기해 동해안 일부 지역은 폭염특보를 해제했다.

그럼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이 낮 기온 30도 이상 무더위를 겪는 탓에 열대야는 전국 곳곳에서 나타난다. 이날 서울·인천·대전·세종·광주·대구·부산 등 주요 광역시는 밤사이 최저기온이 25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나타났다.  서울과 대구는 9일 연속 열대야를 기록하고 있다.

1751944796016.jpg

열대야가 이어진 7일 오후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시민들이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산책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상청은 10일까지 동풍의 영향으로 서쪽 중심 폭염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폭염의 기세는 이날을 정점으로 차츰 강도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공상민 분석관은 "11일부터는 동풍이 아닌 남풍의 영향으로 습하고 더운 공기가 남쪽부터 유입될 전망"이라고 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4,244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