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류수영도 집에서 배달시켜 먹을까? 어남선생이 밝힌 정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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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수영의 평생 레시피』(세미콜론)를 펴낸 배우 류수영. 7일 서울 중구 정동에서 기자간담회 중에서 그는 "요리 정말 쉽고 재미있다"를 연발했다. 사진 제공 세미콜론

“연기와 요리 중 뭐가 더 좋아"라는 질문은 하지 말자. 배우 류수영에겐 엄마와 아빠 중, 낮과 밤 중 하나를 고르라는 것처럼 우문이어서다.

2000년 배우로 데뷔한 그는 이젠 미국 아이비리그 스탠퍼드대에서 K푸드 강의를 할 정도로 ‘요리계의 아이콘’이 됐다. 본명인 어남선에서 착안한 ‘어남선생’으로 통한다.

방송에서 뽐낸 그의 레시피를 묶은 책(『류수영의 평생 레시피』, 세미콜론)은 출간 1주일만에 3쇄를 찍었다. 8일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그는 “연기는 저를 뜨겁게 해주고 요리는 저를 따뜻하게 해준다”며 “요리를 하면 쓸모있는 사람이 되는 것 같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책엔 그가 “친한 술친구”라고 부르는 아버지를 위해 즉석에서 떠올렸다는 ‘돈파육’ 등 다양한 레시피를 담았다. 미역국에 사과를 넣어 풍미를 올리고, 된장찌개에 식초를 넣어 잡내를 잡는 등 꿀팁도 가득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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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수영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요리를 한다고 한다. 사진 제공 세미콜론

좋아하는 취미인 요리가 본업이 된 것 같은데.  
‘요리가 내겐 일종의 명상·요가 같은 거였다. 할머니 감성이 있어서인가, 힘든 일이 있으면 고추를 몇 킬로씩 사다가 절이고, 김치를 담그거나, 빵을 산더미만큼 굽곤 했다. 요리를 하다 보면 내가 무채색이 되는 것 같은 희열이 있었다. 그런데 처음엔 따라 하실 줄 모르고 방송에서 요리를 했는데, 지금은 저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가 되었다.”  
지칠 때도 있을 텐데.  
“제육볶음도 14번 이상 하면 지친다. 깍두기도 15번인가 담그다 보면 무가 싫어질 때가 있고, 게 요리를 하다가는 게 트라우마가 생기기도 한다(웃음). 하지만 고3인 것처럼 열심히 레시피를 생각하며 일했던 기간이 저에겐 성장의 기간이 돼주었다. 그때가 아니었더라면, 요리를 그저 띄엄띄엄 취미로만 했다면, 이렇게 책을 내고, 미국ㆍ페루ㆍ스페인 등등 세계를 다니며 요리할 수 없었을 거다.”
요리를 못 하는 이들을 위한 꿀팁은.  
“요리부터 운동까지, 모든 건 ‘성공의 기억’이 있어야 계속할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요리도 정말 쉬운 것부터 해보시길 권한다. 예를 들어 ‘만두피 추로스’가 있는데, 만두피를 튀겨서 설탕과 계핏가루 뿌리면 끝이다. 그렇게 점점 (범위를) 넓혀나가면, 재미있고 하고 싶게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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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기억에 남는 요리는.  
“휴 잭맨과 라이언 레이놀즈 배우를 좋아하는데, 그들이 내한했을 때 돼지갈비찜을 해드린 적이 있다. ‘휴 형’이 농담으로 ‘진짜 맛있다, 너 뉴욕으로 따라와라’라고 해서 진짜 기뻤다. 한식은 다양한 재료를 쓰면서도 향신료가 과하지 않아, 세계 누구에게나 매력이 있다고 자부한다. K드라마·K영화·K팝 다음엔 K푸드라고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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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류수영(본명 어남선)이 지난해 미국 스탠퍼드대 월터 쇼렌스틴 아시아태평양연구소(소장 신기욱 교수)가 개최한 '한국 음식 콘퍼런스'에서 자신의 요리 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요리와 연기의 차이점은.  
“나의 심장을 가장 빨리 뛰게 하는 건 연기다. 연기가 나를 뜨겁게 만들어준다면 요리는 나를 따스하게 만들어준다. 요리하기 전엔 길거리에서 ‘어, 저 배우’라고 하며 지나가시기만 했다면 이젠 ‘저 그 요리 해봤어요’라며 먼저 친숙하게 다가와 주신다는 것도 기쁘다."  
오늘 저녁엔 뭘 해 먹을 예정인가.  
“오늘은 일복이 터진 날인데, 너무 바쁘면 저도 배달을 시켜 먹는다(웃음). 하지만 지금 든 생각인데, 집에 재워둔 돼지갈비 세 조각이 있으니 그걸 꺼내서 밀가루를 살짝 묻혀서 튀긴 후 면에 얹어서 먹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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