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마흔살 올스타…우규민의 ‘분투’

본문

17519880125118.jpg

불혹의 나이에 다시 프로야구 올스타전 무대를 밟는 KT 우규민. 올 시즌 호투를 펼친 그는 감독 추천 선수로 선발됐다. [사진 KT 위즈]

프로야구 ‘별들의 잔치’ KBO 올스타전이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막을 올린다. 팬들과 선수들이 직접 뽑은 베스트12와 감독 추천 선수까지, 모두 50명의 선수가 드림 올스타와 나눔 올스타로 나뉘어 한여름 밤을 수놓는다.

올해 올스타 선수 중에서는 베테랑들이 눈길을 끈다. KIA 타이거즈 지명타자 최형우(42)와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40)는 40대 나이에 베스트12로 뽑혔다. 그리고 한 명의 40대 선수, KT 위즈 오른손 언더핸드 우규민(40)이 있다. 그에게 이번 올스타전은 아주 특별하다.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2007년 이후 모처럼 별들의 잔치에 초대받았다.

최근 만난 우규민은 “사실 내 생에 올스타전은 더는 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운 좋게 감독 추천 선수로 나서게 돼 기쁠 따름이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올스타전인 만큼 동료들과 즐거운 추억을 쌓고 오겠다”며 웃었다. 2003년 LG 트윈스에서 프로에 입문한 우규민은 2007년 올스타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당시 롯데 자이언츠 소속이던 강민호와 ‘일부러’ 벤치 클리어링을 일으켜 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 이후 별들의 잔치를 다시 찾기까지는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2016년까지 뛴 LG 소속으로는 올스타에 뽑히지 못했다. 이듬해 삼성으로 이적한 뒤 2021년 다시 올스타전에 나설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그해 올스타전은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다.

우규민은 “2007년 올스타전 당시 강민호가 3타수 3안타로 활약해 미스터 올스타를 노리는 상황이었다. (강민호가) 10할 타율을 유지하도록 내가 일부러 변화구 빈볼을 던진 뒤 서로 뛰어나가 얼싸안는 벤치 클리어링을 꾸몄다. 당시는 그런 퍼포먼스가 별로 없던 시절이라 팬들이 즐겁게 봐주셨다”고 18년 전 추억을 떠올렸다. 이어 “(삼성에서) 필승조로 활약했던 2021년에는 감독 추천이 아닌 베스트12로 올스타에 뽑혔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의미가 컸는데 경기가 열리지 않아 정말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20대와 30대를 지나 40대가 된 우규민은 이번이 마지막 올스타전일 수 있다는 걸 잘 안다. 현역 은퇴까지는 시간이 좀 남았지만, 올스타전 출전은 실력과 인기, 운이 모두 따라야 해 다음을 장담하기 힘들다. 그에게 이번 올스타전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올해 우규민은 36경기에서 1승1패 6홀드, 평균자책점 2.43으로 호투하며 KT의 필승조로 활약 중이다. 그는 “2007년 한화 이글스에서 뛰던 정민철(53) 선배님이 이번의 나처럼 현역 말미에 올스타에 뽑혔다. 당시 같은 서군 소속이었는데, 선배님이 버스에서 후배들과 일일이 하이파이브하고 나처럼 어린 선수까지 살뜰히 챙긴 기억이 있다. 나도 나이가 드니까 그때의 선배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 것 같다. 올스타전과 휴식기를 뜻깊게 잘 보내고 후반기 레이스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4,408 건 - 1 페이지